[직썰 / 안중열 기자] 침묵의 9년을 뒤로하고 세계 질서를 재편할 두 거인이 드디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마주 앉았다.
지구촌의 패권을 두고 날 선 공방을 이어가던 미국과 중국이 해묵은 갈등을 걷어내고 협력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특히 두 정상이 만남의 첫 마디부터 ‘동반자’와 ‘환상적인 미래’를 언급하며 파격적인 화해의 손길을 내밀면서, 이번 회담이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지정학적 난제를 풀어낼 결정적 변곡점이 될지 관심이다.
◇9년 만의 방중과 파격적 예우…“대결 넘어 공존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년 만에 다시 중국 땅을 밟으며 시진핑 국가주석과 미·중 관계를 재정립할 역사적 담판을 시작했다. 14일 오전(현지 시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그간 겹겹이 쌓인 불신의 벽을 허물고 미래를 향한 강력한 협력 의지를 피력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진행한 영접 행사는 최고 수준의 예우를 갖춰 치러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 행렬이 인민대회당 광장에 들어서자 시 주석은 직접 계단 아래까지 내려와 귀빈을 맞았다. 이어진 공식 환영 행사에서 두 정상은 중국군 의장대를 함께 사열하며 양국의 외교적 신뢰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러한 파격적인 영접은 중국 지도부가 이번 회담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각별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상호주의’ 실익과 ‘공동 번영’ 가치 사이의 전략적 수싸움
시 주석은 모두 발언에서 이번 만남이 지닌 무게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번 회담은 세계의 모든 눈과 귀가 집중된 만남”이라며 “양국은 적수가 아니라 동반자가 되어 서로를 성취시키고 공동 번영을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중국이 기존의 강경한 대결 구도에서 선회해 경제적 실익을 확보하려는 유연한 외교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화법으로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좋아질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환상적인 미래를 만들어 갈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수행한 미국 기업인들이 “중국에서의 사업을 간절히 고대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는 철저하게 상호주의에 입각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주의’를 명시적으로 꺼낸 점은 향후 무역 협상에서 미국의 실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강력한 압박 메시지”라고 풀이했다.
◇관세·희토류부터 호르무즈까지…전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뇌관’
금융 시장과 외교가는 이제 본회담에서 다룰 구체적인 현안에 주목하고 있다. 양국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인 관세 조정 문제와 희토류 수출 규제 완화 방안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실리적 조치를, 중국은 기술 패권 유지를 위한 자원 무기화 해제를 저울질하며 팽팽한 협상을 벌일 수 있다.
무엇보다 에너지 안보의 생명선으로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 문제는 파이낸셜타임스(FT)를 비롯한 주요 외신이 꼽는 이번 회담의 최대 쟁점이다.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양국이 해상로 개방과 안전 보장에 전격 합의할 경우, 요동치는 글로벌 유가를 안정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번 회담의 결과물은 향후 국제 금융 시장의 향방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지정학적 구도를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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