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배럴당 100달러선을 다시 넘어섰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중동 리스크가 재부각된 영향이다. 고유가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물가와 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동시에 가해지는 모습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4.2% 오른 배럴당 102.18달러에 마감했다. 런던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역시 3% 넘게 상승하며 107달러대까지 올라섰다. 국제유가는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다시 세 자릿수에 진입했다.
유가 급등의 배경에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 장기화가 자리하고 있다. 양측이 강경 입장을 유지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외환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원화 약세가 이어졌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90원대에 마감했으며, 장중 한때 1500원선에 근접하는 등 상승 압력이 확대됐다.
시장에서는 중동 정세 악화가 단순한 단기 이벤트를 넘어 구조적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월가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이 쉽게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확산되며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고유가 여파는 이미 물가 지표에 반영되고 있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3.8%를 기록하며 약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전반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금리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같은 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4.46%까지 상승했으며, 일본 국채금리 역시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주요국 금리가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이 같은 흐름 속에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경로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후퇴한 상황이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금리 동결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로 반영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유가 상승 → 물가 압력 확대 →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가 강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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