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정용 기자] 강렬한 붉은색 포장지와 ‘매울 신(辛)’, 그리고 얼큰한 국물 맛. 1986년 출시돼 한국인의 식탁을 지켜온 농심 신라면이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사나이 울리는 라면’이라는 슬로건으로 국내 시장을 평정한 신라면은 이제 전체 매출의 66%를 해외에서 거두며 세계 100여 개국에서 수출되는 K푸드의 간판으로 자리 잡았다.
출시 40주년을 맞은 신라면의 그간 발자취를 돌아보고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농심의 향후 청사진을 살펴본다.
◇ 30년 이상 1위 수성…국민라면 자리매김
14일 농심에 따르면 신라면은 순하고 구수한 맛이 주류이던 1980년대 국내 라면시장에 매운맛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제품이다. 농심 연구진은 한국인이 선호하는 소고기장국의 얼큰한 맛을 구현하기 위해 전국 고추 품종을 연구하고 다진 양념 조리법을 적용해 특유의 국물 맛을 완성했다.
면발 역시 200여 번의 까다로운 테스트를 거쳤다. 안성탕면보다 굵고 너구리보다 가는 면발을 기준으로 신라면에 최적화된 쫄깃한 식감을 찾아냈다. 국물과 면발의 완벽한 균형을 맞춘 신라면은 출시 직후부터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출시 첫해인 1986년 석 달 만에 3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듬해에는 연 매출 180억원을 돌파하며 단숨에 대표 제품으로 부상했다. 1991년 라면시장 1위에 오른 뒤로는 30년 넘게 정상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블랙부터 로제까지… 입맛 맞춘 라인업 확대
신라면은 오리지널 제품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변화하는 소비자 입맛에 맞춰 꾸준히 제품군을 넓혀왔다.
2011년 프리미엄 라인인 ‘신라면블랙’을 시작으로 건면(2019년), 볶음면(2021년), 강한 매운맛의 ‘신라면 더 레드’(2023년)를 차례로 선보였다. 최근에는 매콤하고 꾸덕한 식감의 ‘신라면툼바’와 치킨 풍미를 접목한 ‘신라면골드’를 연이어 출시하며 해외 소비자 입맛을 겨냥한 맞춤형 제품군도 강화했다.
특히 신라면툼바는 일본 경제 전문지 닛케이 트렌디가 발표한 ‘2025년 히트상품 베스트30’에 이름을 올리며 해외 시장에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신라면골드는 닭고기를 우려낸 국물에 강황과 큐민을 더해, 글로벌 라면시장에서 친숙한 치킨 풍미를 신라면식으로 풀어낸 제품이다.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기획됐으나 현지 호응에 힘입어 국내로 역수출되는 기록을 세웠다.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1000만봉을 돌파하며 초기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오는 18일에는 40주년 기념 신제품 ‘신라면 로제’를 한국과 일본 양국에 동시 출시한다. 고추장, 토마토, 크림을 배합해 특유의 매운맛을 로제 풍미로 재해석했다. 농심은 다음 달부터 봉지면 제품 출시와 더불어 글로벌 수출 및 현지 생산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해외 매출 비중 66%…글로벌 K푸드 간판
2021년 처음으로 국내 매출을 추월했던 해외 매출은 꾸준히 늘어 지난해 1조15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66%까지 확대됐다. 이 같은 글로벌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말 기준 신라면 브랜드의 누적 매출은 20조원을 넘어섰고, 판매량은 425억개를 돌파했다.
농심은 제품 수출을 넘어 브랜드 체험 접점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캐나다 퀘벡 윈터 카니발, 일본 삿포로 눈축제 등 세계 주요 축제에 참여했고 뉴욕 타임스퀘어와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 등 글로벌 랜드마크에서 대대적인 캠페인을 전개했다.
해외 주요 거점에서는 팝업스토어 형태의 ‘신라면분식’을 운영 중이다. 페루 마추픽추, 일본 하라주쿠, 뉴욕 JFK공항 등에서 직접 맛보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으며, 오는 6월 서울 성수동에서도 소비자와의 스킨십을 위한 신라면분식을 선보인다.
올해도 생산 및 판매 기반을 확충하고 있다. 4분기 부산 녹산2공장을 수출 전용 공장으로 세우고 미국, 일본 등 주요 시장의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확대에 나선다.
유라시아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6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판매법인 ‘농심 러시아’를 설립해 러시아 서부 시장을 우선 공략하고, 카자흐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 주요 국가로 영업망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수출 전용 생산기지와 해외 판매법인을 활용해 신라면을 글로벌 K라면 브랜드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본연의 매운맛 아이덴티티는 잃지 않으면서도, 각국 소비자들의 식문화에 세밀하게 맞춘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적인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