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캐나다 이민을 발표한 연예인이 있다.
캐나다 이민 짐들. / 최현준 인스타그램
그룹 V.O.S 멤버 최현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최현준은 지난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긴 글을 올리며 캐나다 이민 결정을 밝혔다. "정말이지 수많은 고민 끝에 결정된 캐나다 이민, 이제 시작합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 이 글에서 그는 "언제나 최종 종착지가 어디가 될지 모르는 우리 가족의 앞날에 이번 밴쿠버에서 누리게 될 새로운 도전에 행복한 기적들만 가득하길, 더 행복해질 우리가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출국일은 6월 17일로 명시됐다. 그는 "6월 16일까지 스케줄을 열심히 해내고 6월 17일에 간다"고 밝혀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상태다. 팬들 입장에서는 날짜가 구체적으로 공개된 만큼 이번 발표가 오랜 고민 끝에 나온 최종 결정임을 실감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최현준은 "눈치채신 분들도 계셨겠지만 정말 신중히 결정했다"며 "사실 오래전부터 고민 또 고민했었다"고 밝혔다. 갑작스럽게 느낄 수 있는 팬들을 향해 "미안하고 아쉽지만"이라고 직접 언급한 것도 눈길을 끈다.
"아이들과 가족이 먼저"…이민 결정의 핵심 이유
최현준이 이민을 결심한 핵심 배경은 자녀와 가족이다. 그는 "모든 삶의 방향이 아이들과 가족에게 흘러 더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보려 한다"고 밝혔다. 이민 목적지로 캐나다 밴쿠버를 택한 이유를 별도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밴쿠버는 한국인 이민 수요가 높은 도시 중 하나로 교육 환경과 자연환경, 치안 수준 등이 이민 선택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V.O.S는 국내 연예계에서 '자녀가 가장 많은 그룹'으로도 알려져 있다. 최현준을 포함한 멤버들이 다자녀 가정을 꾸리고 있다는 점에서, 자녀 교육 환경을 중심으로 한 이민 결정은 그의 평소 가족 중심적 가치관과 일치한다.
그룹 V.O.S. (왼쪽부터)최현준, 박지헌, 김경록. / 뉴스1
"매년 10·11·12월은 한국서 공연"…가수 활동은 지속
이민을 선언했지만 활동 중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최현준은 "매년 10, 11, 12월에는 한국에서 계속 공연할 것"이라며 "앞으로 4분기 가수로서 새로운 루틴 적응을 잘 해내겠다"고 밝혔다. 연중 대부분의 기간을 캐나다에서 보내되, 연말 시즌만큼은 한국 무대에 서겠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계절제 활동' 방식을 선택한 셈이다. V.O.S는 원래 매년 연말마다 전국 투어 콘서트를 진행해왔던 만큼, 이 패턴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활동 형태를 재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V.O.S, 2004년 데뷔한 3인조 보컬 그룹…20년 넘은 역사
V.O.S는 2004년 스타제국 소속으로 데뷔한 3인조 남성 보컬 그룹이다. 최현준, 김경록, 박지헌 세 멤버는 같은 학교 동문으로 인연을 맺었고, 대전 일대에서 노래로 이름을 알리던 중 연습생으로 발탁됐다. 원래 최현준과 김경록이 2인조로 데뷔를 준비하고 있었으나, 소속사 대표의 제안으로 취업을 준비 중이던 박지헌을 영입해 3인조로 완성됐다.
데뷔 직후 1집 타이틀곡 '눈을 보고 말해요'로 존재감을 알린 이들은 이후 '시한부', '부디', '매일 매일', 'Beautiful Life'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2000년대 후반 발라드 시장의 한 축을 담당했다. 최현준의 솔로곡 '나 이젠', 김경록의 '이젠 남이야', 박지헌의 '보고 싶은 날엔' 역시 개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09년에는 '큰일이다'와 '울어'가 연이어 터지며 전국민적 인지도를 얻었다.
최현준과 V.O.S 멤버들. / 최현준 인스타그램
이적 갈등과 2인조 시절…그리고 완전체 복귀
전성기 이후 V.O.S는 굴곡을 겪었다. 2009년경 소속사 이적 문제가 불거졌고, 기존 소속사인 스타제국이 'V.O.S'라는 그룹명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이 과정에서 리더 박지헌과 나머지 두 멤버 사이에 갈등이 생겼고, 최현준·김경록이 원 소속사로 복귀하는 시점에 박지헌은 이적한 소속사에 남기로 하면서 탈퇴 처리됐다.
2인조로 재출발한 이후 한동안 이전 같은 인기를 회복하지 못했지만,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 꾸준히 출연하며 가창력만큼은 검증받았다. 특히 2013년 11월 '불후의 명곡' 신승훈 편에 군 복무 후 첫 출연해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세월이 흐른 뒤 세 멤버는 오해를 풀고 재결합했다. 2016년 1월 박지헌을 포함한 완전체로 미니앨범 'Reunion, The Real'을 발매했고, 3인 체제를 공식 복원했다. 이후 '유희열의 스케치북', '불후의 명곡', '놀면 뭐하니'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2018년 발매한 싱글 '다시 만날까 봐'는 발매 즉시 화제를 모으며 제2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 '미친 것처럼', '잘 살고 있다', '네 이름 불렀나 봐' 등 이후 발표한 곡들도 꾸준한 반응을 얻으며 지금까지 싱글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럼 앞으로 연예계 활동은...
최현준의 이번 발표 이후 팬들 사이에서는 몇 가지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제기된다. 우선 나머지 멤버 김경록, 박지헌의 국내 활동 여부다. 최현준이 캐나다로 거주지를 옮기는 만큼, 완전체 V.O.S 공연이나 신보 발매가 어떻게 이어질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최현준 본인이 연말 한국 공연을 명시한 만큼, 매년 4분기 V.O.S 완전체 활동 자체가 완전히 끊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는 밴쿠버 정착 후 현지에서의 활동 가능성이다. 최현준은 이민을 새로운 도전으로 표현했는데, 한국 활동 외에 현지에서 어떤 방식으로 음악적 커리어를 이어갈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다음 달 16일 마지막 스케줄을 소화하고 다음 날 출국하는 일정인 만큼, 팬들과의 마지막 한국 일정에 관심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가수 최현준. / 뉴스1
최현준만이 아니다…한국인들이 캐나다를 택하는 이유
최근 수년간 국내에서는 해외 이민에 대한 관심 자체가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교육비, 노후 불안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이민 관련 상담 수요가 늘고 있으며, 캐나다·호주·포르투갈 등이 대안 거주지로 거론되는 빈도도 높아졌다.
최현준의 이민 선언이 화제가 된 데는 그가 유명인이라는 이유만 있지 않다. 적지 않은 한국인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거나, 이미 실행에 옮겼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한국인 이민 수요가 꾸준히 높은 나라다. 외교부 해외동포현황 자료 기준, 캐나다 내 재외동포 수는 약 24만 명 수준으로, 미국·중국·일본·호주에 이어 주요 동포 거주국 중 하나다. 그 중에서도 밴쿠버가 위치한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와 토론토가 있는 온타리오주에 한인 커뮤니티가 집중돼 있다.
밴쿠버가 선택받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기후다. 캐나다 대부분의 도시가 혹독한 겨울을 겪는 것과 달리, 밴쿠버는 캐나다에서 가장 온화한 기후를 가진 도시로 꼽힌다. 여름은 건조하고 선선하며, 겨울에도 영하로 잘 내려가지 않는 편이다. 자녀 교육 환경도 주요 이유 중 하나다. BC주의 공립학교는 무상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자연환경과 치안 수준 역시 한국인 이민자들이 밴쿠버를 선호하는 근거로 자주 언급된다.
가수나 연예인 중 해외 이민 또는 장기 체류를 택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한국 활동과 해외 거주를 병행하는 방식, 이른바 거점 이원화 형태가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다. 특히 자녀 교육을 이유로 한 조기 유학 동반 이민은 30~40대 부모 세대 사이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흐름이다.
최현준이 밝힌 "매년 4분기는 한국 공연"이라는 방식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거주는 해외에 두되, 직업적 기반은 국내에 유지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해외 거주 한인 중 사업이나 직업적 이유로 한국을 정기적으로 오가는 경우는 이민자 커뮤니티 내에서도 흔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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