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 굴하지 않고 약자는 보듬는다. 배우 곽선영이 안방에 ‘정의의 얼굴’을 새겨넣고 있다.
곽선영이 출연 중인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는 1988년부터 2019년까지 30년의 세월을 오가며 악연으로 얽힌 두 남자가 연쇄살인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수사 스릴러다. 실화인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장르적 재미와 시대적 폭력이라는 메시지성 모두 잡았다는 호평 속 시청률이 7.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까지 치솟았다.
극중 곽선영은 1980년대 기자로 활약한 강성일보 소속 서지원 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주인공인 형사 강태주(박해수)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그가 판단력이 흐려질 때마다 이성적인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조력자다.
1980년대 여성이자 기자라는 서지원의 정체성은 실제 사건은 물론, 같은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허수아비’가 발굴한 포인트다. 메가폰을 잡은 박준우 감독은 자신의 전작 ‘크래시’(2024)에서 교통범죄수사팀(TCI) 에이스 반장으로 시청률 6.6% 흥행까지 이끈 곽선영에게 서지원을 믿고 맡겼다.
특유의 또렷한 딕션과 1980년대를 고스란히 반영한 스타일링도 눈길이 가지만, 곽선영의 몸 사리지 않는 연기가 돋보였다. 서지원은 경찰의 연쇄살인범 함정수사에 기꺼이 미끼를 자처하더니, 부상과 맞바꿔 범인의 결정적 단서를 사진으로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범죄를 당할 뻔한 생존자들을 부드럽게 아우르면서도 검사의 이기범(송건희) 불법 수사 정황을 비롯한 불의엔 저항한다.
곽선영의 섬세한 감정 컨트롤이 시청자의 안타까움을 끌어올렸다. 서지원이 외압으로 자신도 다칠뻔한 8회에서도 그는 “무사히 살려고 기자 하는 거 아니야”라는 대사를 담담히 눌러 말하더니, 이내 “아무것도 안 하면 죽은 기범이에게 미안하잖아”라고 터뜨려 끔찍한 폭력을 목도하고도 무력했던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지난 2006년 뮤지컬 ‘달고나’로 데뷔한 곽선영은 단정한 이미지를 살려 다양한 작품에서 우리 곁에 있을 법한 소시민 여성들을 현실적으로 그려왔다. 이후 여군 설정을 처음 만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로 눈도장을 찍은 이후, ‘크래시’의 열혈 형사 민소희 역으로 카체이싱 액션까지 소화하면서 강단과 소신이 있는 캐릭터를 전공분야처럼 각인시켰다.
이는 예능 행보로도 연결됐다. 곽선영은 지난 3월 티캐스트 E채널 예능 ‘용감한 형사들5’의 고정 MC로 새롭게 합류했다. 평소에도 ‘용감한 형사들’의 애청자였다고 고백한 곽선영은 출연 제의를 받고 바로 수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허수아비’를 통해 한 시대를 기록하는 동시에 ‘용감한 형사들5’을 통해 실제 형사들의 에피소드를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 있는 곽선영. 딱 맞는 얼굴을 찾아낸 그의 다음 행보도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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