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서울 망원시장부터 제주 동문재래시장까지 전국 전통시장 11곳이 지역 관광의 핵심 코스로 육성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케이-관광마켓’ 2기로 11개 시장을 선정했다.
선정 시장은 서울 망원시장·경동시장, 부산 해운대시장, 대구 서문시장, 인천 신포국제시장, 경기 수원남문시장, 강원 속초관광수산시장, 충북 단양구경시장, 전북 전주남부시장, 경북 안동구시장연합, 제주 동문재래시장이다.
케이-관광마켓은 전통시장을 지역 먹거리와 생활문화, 주변 관광지를 잇는 여행 코스로 키우는 사업이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2023년부터 시장별 특성과 관광 수요를 살핀 뒤 2년 단위 지원 구조를 운영하고 있다. 2기 시장이 내세운 핵심은 서비스 혁신이다. 11개 시장 상인회는 발대식에서 가격 정찰제, 카드 사용, 청결·위생, 친절을 약속한다.
전통시장 관광의 약점으로 지적된 부분도 이 지점에 모인다. 가격이 명확하지 않거나, 카드 사용이 어렵거나, 일부 불친절한 응대가 반복되면 관광객의 재방문 가능성은 낮아진다. 시장의 매력을 키우려면 먹거리와 볼거리만큼 신뢰 가능한 소비 환경이 필요하다.
스마일 캠페인은 상인 주도의 자발적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행정기관이 일방적으로 기준을 세우는 방식이 아니라, 시장 상인회가 직접 서비스 개선을 약속하고 현장에서 실천하는 구조다. 청년 상인, 홍보대사, 국제 홍보단도 참여해 국내외 관광객을 맞는 환대 문화를 넓힌다.
발대식 현장에서는 ‘시장에서 장보고, 한강에서 피크닉’ 시연 행사도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망원시장에서 먹거리를 산 뒤 마포순환열차버스를 타고 망원한강공원으로 이동해 소풍을 즐긴다.
망원시장은 한강공원, 망리단길, 홍대거리와 가까운 입지 덕분에 젊은 관광객과 외국인 방문객에게 확장성이 큰 시장이다. 수제 핫도그, 닭강정, 고로케, 디저트, 수제 맥주 등 간편한 먹거리도 강점이다. 시장에서 산 음식을 한강 피크닉과 엮으면 장보기와 도시 관광이 자연스럽게 한 코스로 묶인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원하는 다회용기도 행사에 활용된다. 먹거리 관광이 늘어날수록 일회용품 사용 부담이 커지는 만큼, 친환경 피크닉 문화를 같이 제안하는 방식이다.
11개 시장은 각기 다른 관광 자원을 품고 있다. 서울 경동시장은 한방차, 쌍화탕, 약초 삼계탕, 한방 간식류를 앞세운 ‘K-웰니스 한방 힐링 마켓’ 성격이 강하다. 서울약령시 한의약박물관, 청량리 일대 복합상권,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관광 코스로 만든다.
부산 해운대시장은 해운대해수욕장, 동백섬, 더베이101, 블루라인파크와 가까운 해양 관광형 시장이다. 씨앗호떡, 밀면, 돼지국밥, 해산물꼬치, 어묵 등 부산 먹거리를 야간 관광과 묶을 수 있다. 대구 서문시장은 칼제비, 납작만두, 막창, 육전, 콩나물어묵, 야시장 먹거리 등으로 이미 강한 미식 브랜드를 갖췄다. 동성로, 이월드, 대구83타워, 근대골목투어와 맞물리면 체류형 관광 코스로 확장될 여지가 크다.
인천 신포국제시장은 닭강정, 공갈빵, 민어회골목, 쫄면 등이 유명하다. 개항장, 차이나타운, 송월동 동화마을, 월미도와 가까워 근대문화 관광과 먹거리 시장을 엮기 좋다. 수원남문시장은 통닭거리, 왕갈비통닭, 순대, 떡갈비, 전통 한과를 중심으로 수원화성, 화성행궁, 행리단길과 관광 흐름을 만든다. 야간 성곽길이나 수원화성문화제 등 체류형 관광 효과도 기대된다.
속초관광수산시장은 닭강정, 홍게라면, 활어, 튀김, 젓갈골목 등으로 강원 대표 미식 시장 이미지를 갖고 있다. 설악산, 아바이마을, 갯배, 영금정, 속초아이와 묶는 해안 관광 수요도 크다. 단양구경시장은 마늘순대, 마늘통닭, 마늘빵, 단양막걸리 등 지역 특산물 미식 시장이다. 도담삼봉, 고수동굴, 만천하스카이워크, 단양강잔도, 패러글라이딩 등 자연 관광 자원과 시장 먹거리가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전주남부시장은 콩나물국밥, 전주비빔밥, 모주, 전통주, 야시장, 청년몰을 갖춘 로컬문화형 시장이다. 전주한옥마을, 경기전, 풍남문과의 거리도 가깝다. 전주 여행의 먹거리와 야간 콘텐츠를 동시에 품은 시장이다. 안동구시장연합은 안동찜닭, 안동한우갈비, 간고등어, 안동소주, 맘모스베이커리 등 강한 지역 미식 자원을 갖췄다. 하회마을, 도산서원, 병산서원, 월영교, 한국문화테마파크, 안동소주박물관과 짝을 이룰 수 있다.
제주 동문재래시장은 흑돼지꼬치, 갈치구이, 고등어구이, 한라봉, 오메기떡 등 제주 먹거리를 전면에 세운 글로벌형 시장이다. 제주목관아, 탑동해변공원, 해녀문화 체험 등과 만나 외래객 맞춤 미식 코스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전통시장이 관광 콘텐츠로 성장하려면 먹거리와 체험 확대보다 신뢰 회복이 앞서야 한다. 최근 광장시장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500ml 생수를 2000원에 판매한 사실이 알려지며 바가지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앞서 순대 가격과 불친절 응대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가격 정찰제와 카드 사용, 위생 관리, 친절 응대는 캠페인 문구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현장 기준이 돼야 한다. 상인회 자율에만 기대기보다는 가격표 공개, 정량 표시, 결제 선택권 보장, 민원 대응 절차, 반복 위반 점포 제재까지 작동해야 시장 관광의 지속성이 생긴다. 전통시장은 가장 빠르게 지역의 맛과 생활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하지만 바가지와 불친절이 반복되면 관광객에게 불신만 쌓인다.
케이-관광마켓의 성패는 시장의 고유한 매력과 서비스 신뢰가 같이 작동하느냐에 달렸다. 관광객은 시장에서 지역의 맛과 사람, 생활문화를 기대한다. 동시에 명확한 가격, 편한 카드 사용, 청결한 환경, 친절한 안내도 요구한다.
강동진 문화체육부 관광정책관은 “‘스마일 캠페인’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상인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실천을 통해 전통시장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문체부는 전통시장이 ‘케이-컬처’와 ‘케이-푸드’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매김하고 내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케이-관광마켓의 성패도 결국 11개 시장이 약속한 ‘스마일’이 실제 계산대와 좌석, 안내 현장에서 얼마나 지켜지는지에 달렸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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