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퇴직연금 수익률 20%대…이제는 '관리'가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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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퇴직연금 수익률 20%대…이제는 '관리'가 경쟁력

한스경제 2026-05-14 08:23:07 신고

한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가입 신청서. / 연합뉴스
한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가입 신청서. / 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이나라 기자 | 은행권 퇴직연금 경쟁의 무게중심이 적립금 확보에서 고객관리 역량으로 옮겨가고 있다. 증시 호조로 원리금비보장형 퇴직연금 수익률이 20%대를 기록하면서 단순 수수료 혜택보다 고객 성향에 맞는 상품 운용과 포트폴리오 관리 능력이 은행별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으로 부각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대 은행의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원리금비보장상품 수익률은 평균 22.72%로 집계됐다. 또한 개인형퇴직연금(IRP) 원리금비보장상품 수익률도 평균 20.67%를 기록했다.

DC형은 회사가 납입한 부담금을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퇴직연금이다.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급여가 달라지는 만큼, 상품 선택과 사후관리가 중요하다. IRP는 이직·퇴직 때 받은 퇴직급여를 이전하거나 개인이 추가 납입해 운용하는 개인형 퇴직연금으로, 고객 스스로 상품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은행의 포트폴리오 제안 역량이 더 부각된다.

은행별로 보면, 5대 은행 중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은 신한은행이 54조7391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KB국민은행 49조3510억원·하나은행 49조3037억원·우리은행 31조7121억원·NH농협은행 27조3049억원의 순이었다.

다만 수익률과 적립금 규모의 순위는 다르게 나타났다. DC형 원리금비보장상품 수익률은 NH농협은행이 24.92%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우리은행 23.29%·KB국민은행 22.62%·신한은행 22.14%·하나은행 20.64%의 순이었다. 

IRP형에서도 NH농협은행이 24.82%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22.11%를 기록했으며 이어 우리은행은 20.40%로 20%대를 나타냈다. 다만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18.45%·17.56%로 집계됐다.

퇴직연금은 그동안 은행권의 대표적인 장기 고객 확보 수단으로 꼽혀 왔다. 은행들은 급여이체·주거래 고객·기업 거래 기반을 활용해 적립금 규모를 키워왔고 수수료 감면과 비대면 가입 편의성 확대를 통해 고객 유치 경쟁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수료 인하만으론 차별화가 어려워지면서 상품 라인업·운용 성과·사후관리 서비스가 경쟁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원리금보장형 상품 중심의 안정적 운용을 넘어 고객의 투자 성향과 시장 상황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능력이 중요해진 것이다.

원리금보장형과 원리금비보장형의 수익률 격차도 고객관리 경쟁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수익률은 원리금비보장상품을 중심으로 높게 나타났지만, 적립금 구조는 여전히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크다. 

올해 1분기 기준, 5대 은행의 DC형 전체 적립금은 61조4669억원으로 이 가운데 원리금비보장상품 적립금은 17조9173억원으로 29.15%를 차지했다. IRP는 전체 적립금 77조7759억원 중 원리금비보장상품이 30조8979억원으로 39.73% 수준이었다.

이 같은 비중 격차는 은행권의 고객관리 필요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원리금비보장상품 비중이 커질수록 고객별 투자 성향과 위험 감내 수준에 맞는 상품 추천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높은 고객에게는 수익률 제고를 위한 상품 전환 안내와 시장 상황에 맞춘 포트폴리오 조정 서비스가 필요해진다.

나아가 증권·보험업권과의 경쟁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원리금보장형 상품 중심의 운용만으로는 수익률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원리금비보장형 상품 수익률이 높아질수록 고객들은 적립금 규모나 수수료 수준뿐 아니라, 실제 운용 성과와 관리 서비스를 비교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상장지수펀드(ETF)·타깃데이트펀드(TDF)·채권형 및 혼합형 상품 등의 투자형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고객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 제안과 시장 상황에 따른 리밸런싱 안내와 같은 사후관리 서비스도 중요해졌다.

퇴직연금은 장기 운용 상품인 만큼 단기 수익률뿐 아니라, 누적 수익률과 위험관리 역량이 고객 유지의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증시 상승기에 원리금비보장형 상품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손실 가능성도 함께 확대될 수 있어서다.

다만 20%대 수익률은 원리금비보장상품을 기준으로 한 성과라는 점에서 전체 퇴직연금 수익률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원리금비보장상품은 증시와 금융시장 흐름에 따라 수익률 변동성이 큰 만큼, 은행권은 고수익 상품 확대와 함께 고객별 위험성향에 맞는 운용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은 이미 적립금 확보 경쟁을 넘어 수익률과 사후관리 역량이 중요한 단계로 들어섰다"며, "수수료 혜택만으로는 고객을 붙잡기 어려운 만큼 은행들도 상품 운용, 포트폴리오 관리, 정기적인 리밸런싱 안내 등 고객관리 서비스 강화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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