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방송 듣고 월북 시도했다 징역15년…39년만에 재심 무죄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대남방송 듣고 월북 시도했다 징역15년…39년만에 재심 무죄

연합뉴스 2026-05-14 07:38:26 신고

3줄요약

"불법체포 후 가혹행위 당하며 진술"…작년 진화위 진실규명도

고등법원 고등법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1987년 군 복무 중 월북을 시도했다가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던 피고인이 39년 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적진도주미수,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군 복무 중이던 1987년 6월 방책선 보강 작업을 하던 중 월북을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았다.

당시 검찰은 편도선염을 앓아 식사할 수 없어 늘 배고픈 상태였던 A씨가 "김일성 수령님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지상낙원인 인민공화국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월북 종용 방송을 듣고 조금이라도 편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월북을 시도했다며 기소했다.

A씨는 같은 해 7월 보통군법회의에서 무기징역을, 석 달 뒤 육군고등군법회의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A씨가 상고를 포기하면서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재심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수사 과정에서 작성된 A씨의 진술이 군 수사관들에 의해 불법적으로 체포·구금된 상태에서 가혹 행위를 당하며 확보된 것이라고 보고 그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 당시 법정에서 피고인이 했던 진술의 증거능력도 "애당초 불법적인 체포·구금에서 비롯된 기본적 인권 침해 및 그로 인한 피고인의 위법·부당한 심리적 압박 상태가 재판의 모든 단계 또는 어느 시점부터 완전히 해소됐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며 배척했다.

나아가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A씨가 월북하려던 의사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봤다.

수사 과정에서 이뤄진 부대원들의 진술이 군수사관 질의에 소극적으로 긍정한 것에 불과해 신빙성을 높이 평가하기 어렵고, 피고인이 방책선을 넘게 된 경위에 대한 구체적 진술이 없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A씨를 체포했던 하사가 "선임하사관도 괜찮다고 말하며 안심시키고 양팔을 벌리고 껴안자 피고인은 불안하다면서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고 진술한 점을 토대로 당시 A씨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뒷받침한다고 봤다.

그간 A씨는 무의식 상태에서 노랫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뛰쳐나갔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진실화해위원회를 통해 진실규명 결정을 받기도 했다.

진화위는 "피고인은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보안부대 수사관들로부터 구타와 폭행, 협박 등 가혹행위를 당하는 가운데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허위 진술을 강요받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와 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가 침해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이라고 결론내렸다.

winkite@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