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나도 불안은 남는다…에너지시장 재편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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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끝나도 불안은 남는다…에너지시장 재편 초읽기

한스경제 2026-05-14 07: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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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로이터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로이터 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중동 전쟁이 휴전과 재충돌 가능성을 오가는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안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국제유가 급등이 눈에 들어오지만 산업계가 우려하는 변수는 따로 있다. 해상 운송 차질, 원유·LNG 조달 불확실성, 공급망 압박이 길어질수록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은 산업 전반 비용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재편이란 숙제가 남는 셈이다.

▲ 중동 전쟁 여파, 고유가 흐름 촉발…공급망 구조 변화 직면

국제금융센터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101.29달러로 전일 대비 1.2%, WTI는 95.42달러로 0.6% 상승했다. 유럽 천연가스(TTF)도 44.14로 전일보다 1.3% 올랐다. 

브렌트유와 WTI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직전 거래일(2월 27일) 대비 각각 39.7%, 42.4% 높았다. WTI 1개월물과 6개월물 가격 차이도 14.47달러로 단기 공급 부족 우려가 여전히 시장에 반영돼 있다.

현재의 원자재가 등락 핵심은 변동성 성격에 있다. 과거 지정학 리스크가 단기 가격 급변으로 끝났다면 지금은 해상 물류와 공급망 자체가 변수로 떠올랐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중부사령부는 앞서 이란 국적 유조선 2척이 봉쇄망을 우회하려다 미군 발포로 무력화됐다고 밝혔다. 이후 미국 봉쇄 조치로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 70척 이상이 저지됐으며 50척 이상은 항로를 변경했다. 원유 가격뿐 아니라 항로 변경, 보험료 상승, 선박 운항 지연이 겹칠 경우 수입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해외 금융기관들도 유사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보고서는 HSBC를 인용, 4월 신흥국 공급망 압력지수(GSCPI)가 2022년 9월 이후 최고치로 급등했으며 공급망 차질이 에너지 외 부문으로 전이되며 주요 신흥국 물가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비바 인베스터스는 호르무즈 해협 폐쇄 장기화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충격과 글로벌 경기침체 확률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봤다. 원유 가격 급변보다 에너지 비용 상승이 산업재·운송·전력·소비재 가격 줄인상으로 확산될지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산업계 손익은 업종별로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 정유-석화-전력업계, 업종별 영향 엇갈려…향방 ‘주목’

정유업계는 단기적으로 재고평가이익과 정제마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기존 보유 재고 평가이익이 늘고 공급 차질 우려가 석유제품 가격을 올리며 수익성 방어에 도움이 된다. 

국내 정유사들 입장에선 지난해 이후 이어진 정제마진 변동 흐름에서 중동 리스크가 단기 실적 버팀목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격 상승 국면에서 나타나는 회계·마진 효과다. 전쟁 장기화로 조달 비용과 물류비가 동반 상승하면 수요 둔화와 가격 규제 부담이 뒤따를 수 있다.

석유화학업계 셈법은 더 복잡하다. 국내 석화업계는 원료인 나프타 의존도가 높아 유가 상승이 곧 원가 부담으로 직결된다. 제품 가격이 원가 상승분을 따라가지 못하면 스프레드는 다시 하락할 수밖에 없다. 중국발 공급 과잉, 글로벌 수요 부진, 국내 NCC 구조조정 압박이 여전한 상황에서 유가와 물류비 상승이 겹치면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관련 기업들 업황 회복 속도도 늦어질 수 있다. 

전력·ESS·전력기기업계에는 중장기적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안보가 다시 국가 전략 중심에 놓이면 전력망 보강, 분산형 전원, 에너지저장장치 투자 필요성이 커진다. 노무라는 보고서에서 중동 전쟁이 아시아 지역 중기 에너지 안보 강화 노력을 촉발하고 있으며, 공급원 다변화와 전략 비축, 에너지 효율 향상, 국내 생산 증대, 지역 협력 등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방글라데시는 중동 위기로 에너지 리스크가 커지자 계통연계형 태양광 495MW 입찰을 추진, 재생에너지 확대에 나섰다. 로이터는 해당 사업이 전력망 안정과 화석연료 의존도 완화를 겨냥한 조치라고 보도했다.

이런 흐름은 국내 배터리업계에도 의미가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성장 속도가 조정되는 가운데 ESS는 K-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가 주목하는 대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력망 불안과 재생에너지 확대가 동시에 진행될수록 ESS 수요는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도 전력거래소가 ESS 중앙계약시장 제도를 통해 장기계약 기반 시장을 만들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중동발 에너지 불안까지 겹치면 ESS와 전력기기, 송배전 인프라 투자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중동발 리스크는 정유업계 입장에서는 단기 실적 변수, 석유화학업계에는 원가 부담, 전력·배터리업계엔 중장기 투자 명분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유가가 다시 안정되더라도 기업들이 이전처럼 낮은 에너지 조달 비용 및 안정적 항로를 전제로 사업 계획을 짜기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계 대응도 이제 유가 등락을 좇는 수준에서 벗어나 조달선 다변화, 비축 능력 강화, 전력 인프라 확충, ESS 확대 등 구조적 재편을 고심해야 할 때”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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