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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이데일리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적자(지배기업 당기순손익 기준)를 낸 4대 은행 네트워크는 총 8곳으로 여기서 283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B뱅크가 1029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741억원), 중국우리은행(-527억원),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393억원) 순으로 적자 규모가 컸다. 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인도네시아·중국·브라질·유럽·필리핀에서 지배기업 당기순손익 기준으로 각각 적자를 내, 4대 은행 중 적자를 낸 해외점포가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캐나다 신한은행에서 지난해 2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냈다.
문제는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가 많은 동남아 시장은 전반적으로 건전성·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 해외점포는 동남아 8개국(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필리핀·태국·말레이시아)에 전체의 31.6%(65개, 2024년말 기준)에 달한다. 베트남·인도네시아·싱가포르·캄보디아 등 4개국에 있는 자산은 575억달러(약 854조원)으로 전체 해외점포 자산의 26.5%를 차지했다. 점포와 자산이 집중돼 있는 동남아 국가들의 경제가 나빠지거나 대규모 부실채권이 나올 경우 글로벌 순이익 자체가 고꾸라지는 구조인 셈이다. 실제 국가별 해외점포의 고정이하여신(부실여신) 비율을 보면 인도네시아가 7.82%로 눈에 띄게 높았고 캄보디아(6.15%)가 뒤를 이었다. 미국 내 점포에서의 부실여신 비율이 1.32%였고 중국(0.85%), 베트남(0.51%), 일본(0.26%) 등 다른 해외점포에서는 모두 1% 아래를 기록했다.
자산 구성을 봐도 대출금이 1193억달러(약 178조원)로 총 자산의 55%를 차지해 현지 경기나 차주 상환능력 악화에 따라 자산 건전성이 급격하게 나빠질 수 있다. 일례로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은 2024년 5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금융사고·부실채권 영향으로 2025년 적자로 전환했다. 기업 간 무역거래 과정에서 간간이 발생하는 신용장 사기로 인해 거액 대출에 부도가 나고, 수천억원의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은행은 해외점포 대부분을 100% 지분율로 갖고 있기 때문에 한 곳에서 삐끗해도 은행 전체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금융업계에서는 현지 당국의 제재 리스크, 체질개선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중국, 멕시코, 필리핀 등 일부 국가들에서는 현지 감독당국이 수시로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알 수 없는 제재 처분을 할 때도 있다”며 “미국만 해도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를 계기로 금융당국의 감독 기조가 강화되는 등 현지 상황에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KB뱅크 사례를 보듯 현지의 대형·우량은행을 인수하지 않는 한 인수 후 통합(PMI)에도 난항을 겪는다.
현지 중·소형 금융사 인수→현지화→체질개선→수익성 확보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고, 특히 단기간에 체질을 개선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글로벌 부문에서 우수사례로 꼽히는 신한은행의 경우에도 1986년 일본 오사카에 첫 해외 지점을 연 후 2009년 일본 내 두번째 외국계 은행법인인 SJB은행을 설립하기까지 23년이 걸렸다. 이후 신한은행은 베트남과 일본에서 지난해 각 2591억, 1792억원의 순익을 내고 있지만 현지 진출부터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까지는 최소 10년 이상의 중·장기 투자와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이에 일부 금융지주에서는 ‘글로벌 자회사 설립’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계열사의 해외점포를 네트워크(국가·권역)별로 관리하고, 당기순이익 또한 은행 실적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않도록 별도의 법인에 모으는 것이다. 또한 각 금융그룹은 국가·권역별 리스크 관리체계를 만들어 업황 및 시장상황 변화에 따른 리스크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금융업계에서도 ‘지분투자’ ‘공동성장’ 전략으로 해외진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대표적으로 하나은행이 베트남 현지 대형 상업은행 BIDV에 투자해 지분율 15%로 2대 주주가 된 후 매년 주식·현금을 배당받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디지털 은행 슈퍼뱅크에 투자, 슈퍼뱅크가 상장에 성공한 후 933억원의 투자차액을 올해 1분기 영업외손익으로 실적에 반영했다. 하나은행과 카카오뱅크 모두 투자한 현지 은행에 IT·디지털뱅킹 등의 기술과 영업 노하우를 전수해 시장 가치를 높이고, 이에 따른 배당·투자이익을 얻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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