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시 한 거리에 내걸린 정당 현수막 / 박태훈 진보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준비위원장 엑스
다가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팽팽한 신경전이 현수막을 통해 표출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할 목적으로 내건 현수막에 대응해 진보당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겨냥한 맞불 성격의 현수막을 설치하면서 유권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태훈 진보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준비위원장은 1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강원도 춘천시 한 거리에서 촬영한 사진을 게시했다.
해당 사진에는 국민의힘과 진보당 춘천지역위원회가 각각 설치한 두 개의 현수막이 위아래로 나란히 걸려 있는 모습이 담겼다.
국민의힘이 설치한 상단 현수막에는 '대통령도 죄를 지으면 감옥에 가자'라는 이 대통령이 과거 성남시장으로 재직했던 2017년 3월 10일에 했던 발언이 적혀 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된 날 남긴 말이다.
국민의힘 측은 최근 치러지는 선거 국면에서 이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당 과거 발언을 여러 현수막과 홍보물 등에 적극적으로 인용해 사용하고 있다.
이에 맞서 진보당 춘천지역위원회는 국민의힘 현수막 바로 아래에 '그래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감옥에 갔다'라며 지난 2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무기징역 선고 사실이 명시된 현수막을 새롭게 설치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 사진은 온라인 공간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해당 게시물은 이날 오후 8시 30분 기준으로 엑스(X) 플랫폼 내에서만 80만 번 이상 조회됐고 9100번 넘게 공유되며 누리꾼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정당 간의 피로한 비방전 속에서 상대방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치는 댓글 현수막 방식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눈길을 끈 결과다.
해당 맞불 현수막을 직접 기획하고 설치한 김병혁 진보당 춘천시의원 후보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사진 두 장을 올리며 현수막 교체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김 후보는 "민생 바보 진보당 현수막 위에 내란당이 정치혐오 현수막을 걸어서 댓글 현수막 달아줬다"라며 현수막 교체 과정을 알렸다.
김 후보에 따르면 당초 해당 위치에는 춘천 지역의 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춘천에 달빛 어린이병원 지정 확대 공약을 담은 진보당의 정책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측이 그 바로 위에 이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 현수막을 설치하자 김 후보 측은 기존의 정책 현수막을 철거하고 윤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결과를 강조하는 새로운 현수막으로 전격 교체했다.
김 후보는 "우리는 민생밖에 모르지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위는 절대 외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현수막 정치는 한국 선거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정당들은 유권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선점해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내건다.
과거에는 자당의 공약 홍보가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상대 정당을 비난하는 네거티브 방식이 잦아지고 있다.
이번 사례 역시 국민의힘이 현직 대통령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선점하자 진보당이 전직 대통령의 실형 선고 사실을 부각해 맞대응하며 선거판의 열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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