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정상이 드디어 만난다. 이란과의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트럼프와 시진핑 두 나라 정상이 희토류 등 자원 문제 외에 전쟁 이슈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두 정상의 만남과 도출될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도 산업과 경제 부분 미칠 영향을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3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인천국제공항 귀빈실에서 170분간 실무협의를 마쳤다.
14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이 확정된 가운데 국내 산업계도 회담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도체·조선·에너지·방산 분야 협력 방향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한국 수출산업의 부담과 기회가 동시에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이 의전 중심의 외교 이벤트라기보다 수출·투자·공급망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제 회담에 가깝다는 인식이 강하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이후 양국이 조선·원자력·LNG 등 제조업 분야에서 10여 건의 양해각서(MOU)와 계약을 체결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정상외교가 구체적인 협력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1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전작권 전환·핵추진잠수함 건조 협력·호르무즈 통항 기여 등 현안을 논의한 바 있다.
반도체·조선·에너지, 협력 틀 어떻게 짜이나
가장 큰 관심사는 반도체다.
미국은 반도체를 전략 산업으로 규정하고 자국 내 생산·연구 비중을 높이려는 정책을 이어가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도 미국 공장 증설과 후공정 투자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반도체 지원법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중국 내 신규 투자 제한과 이익 공유 조항이 걸려 있는 만큼, 이번 회담에서 해당 규정의 적용 범위와 유연성 문제가 어떻게 다뤄지느냐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중장기 투자 계획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조선업 역시 협력 의제 후보로 거론된다.
미국이 중국 조선업 견제와 해양 안보 강화를 병행하는 가운데, LNG 운반선과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업계의 전략적 역할이 커졌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핵추진잠수함 건조 협력이 주요 의제로 오른 만큼,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가 참여하는 프로젝트나 후속 논의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에너지와 전력 인프라도 주요 관심사다.
AI 인프라 확대로 글로벌 전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원전·소형모듈원자로(SMR)·LNG와 함께 변압기·전력기기·전선 산업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HMM 나무호 화재가 외부 공격으로 확인된 상황에서 에너지 안보 의제의 무게도 한층 커졌다. 이번 회담에서 전력 인프라 협력 프레임이 논의될 경우 한국전력기술·두산에너빌리티·효성중공업·LS전선 등 관련 기업들의 북미 사업 기회가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통상 리스크 확대 가능성은 산업계가 가장 경계하는 대목이다.
미국이 자동차·배터리·철강 등으로 관세 대상 확대를 검토하는 가운데, 국내 연구기관들은 관세와 글로벌 수요 둔화가 겹칠 경우 한국 주력 수출 품목의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자동차·철강·석유화학 등 전통 제조업의 대미 수출은 고관세와 중국 경기 둔화 영향이 겹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 나라 관계에 따라 우리나라 희비 교차 전망
미·중 관계 향방도 변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역 갈등이 일부 봉합될 경우 한국 기업의 대중 수출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미국의 대중 압박이 강화되면 한국 기업의 공급망 재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이 한국 대외경제 전략의 방향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조선·원전·에너지 등 전략 산업에서 어떤 협력 틀이 마련되느냐에 따라 기업들에는 새로운 기회와 함께 공급망 재편·통상 압박이라는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한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미·중 정상회담과 한미 협력 논의가 맞물리는 이번 국면은 국내 기업 입장에서 기회와 부담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벤트에 가깝다"며 "반도체와 조선, 에너지 같은 전략 산업에서 어떤 협력 프레임이 만들어지느냐가 향후 한국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투자 방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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