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 제9회 지방선거를 21일 앞두고 서울시장 선거판이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의 31년 전 폭행 전력을 둘러싼 진실 공방으로 얼룩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추잡한 주폭 난동’이라며 후보직 사퇴를 압박했고, 민주당과 정 후보 측은 ‘정치적 맥락을 삭제한 악의적 공작’이라 정면 반박하며 김재섭 의원을 고발키로 하는 등 ‘법적 대응’에 들어갔다.
포문을 연 것은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다. 김 의원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95년 양천구의회 속기록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당시 속기록에 기록된 구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정 후보가 유흥업소에서 여종업원에게 외박을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업주를 협박하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을 무차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의원은 정 후보가 그동안 해당 사건을 ‘5·18 인식 차이로 인한 다툼’으로 해명해온 것을 두고 “본인의 폭행 전과를 민주화운동으로 포장해 국민을 속였다”며 도덕성을 정조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지저분한 역대급 주폭 난동의 가면이 벗겨졌다”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정 후보 측은 즉각 판결문과 당시 언론 보도를 공개하며 흑색선전 차단에 나섰다. 정 후보 캠프가 공개한 판결문에 따르면 ‘민자당 소속 국회의원 비서관과 정치 관계 이야기를 나누다 정파가 다른 관계로 언성이 높아져 다툼이 됐다’고 판시되어 있다.
정 후보 측은 “당시 언론 보도 역시 5·18 관련자 처벌 문제를 두고 말다툼을 벌이다 발생한 사건으로 기록하고 있다”며 “김 의원이 당시 상대 당이었던 민자당 측 인사들의 일방적인 주장이 담긴 속기록만으로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 후보 비서실장인 박민규 의원은 “이번 의혹 제기는 매우 악의적인 공작”이라며 당 차원의 강력한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특히 정 후보 측은 김 의원이 근거로 제시한 1995년 10월 양천구의회 속기록에 대해 그 증거 능력을 정면으로 부정했다. 민주당은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을 공직선거법상 ‘낙선 목적 허위사실 공표죄’ 혐의로 고발키로 했다.
사안이 격화되는 가운데 정 후보 본인은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공약 발표를 마친 정 후보는 관련 질문에 “가시죠”라는 짤막한 답변만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 이를 두고 야당은 “비겁한 회피”라고 비난했고, 여권은 “저열한 네거티브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라고 맞섰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공방이 중도층 표심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후보 자질론’을 통해 정 후보의 도덕적 우위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정책 선거’를 방해하려는 구태 의연한 흑색선전임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30년 전의 진실을 둘러싼 ‘기록의 전쟁’이 서울시장 선거의 막판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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