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김교환 기자] 봄비가 조용히 내린 12일 오후, 울산 중구 장현저류지 일대가 작은 생명들의 움직임으로 술렁였다. 손톱만 한 크기의 새끼 두꺼비 수만 마리가 무리를 지어 황방산을 향한 긴 여정을 시작한 것이다.
비에 젖은 땅 위로 검은 점처럼 빼곡히 모습을 드러낸 새끼 두꺼비들은 저마다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천천히 산으로 향했다. 사람 눈에는 작고 연약해 보이지만, 이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대이동’이다.
울산 중구에 따르면 이날 장현저류지에서 부화한 새끼 두꺼비들이 본격적으로 황방산 서식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두꺼비들은 매년 5~6월 비가 내리거나 습도가 높은 날이면 떼를 지어 이동하는 습성을 보인다.
특히 올해도 장현저류지와 황방산 사이에 설치된 유도 울타리와 생태통로가 제 역할을 하면서 새끼 두꺼비들은 차량이 오가는 도로 대신 안전한 길을 따라 이동했다. 로드킬 위험을 줄이기 위해 조성된 생태통로는 이제 황방산 두꺼비들의 ‘생명의 길’로 자리 잡고 있다.
이날 현장에는 황방산두꺼비 봉사단과 관계 공무원 등 10여 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이동 경로를 따라 새끼 두꺼비들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위험 요소가 없는지 살피며 안전한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왔다.
황방산 두꺼비들의 생애는 계절과 함께 반복된다. 황방산에 서식하는 성체 두꺼비들은 매년 2~3월이면 장현저류지로 내려와 산란하고, 이후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은 다시 산으로 향한다. 작지만 끈질긴 생명의 순환이 해마다 도심 속에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중구는 새끼 두꺼비들의 이동이 마무리될 때까지 이동 현황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보호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중구 관계자는 “작은 생명들이 무사히 여정을 마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세심하게 살피겠다”며 “앞으로도 체계적인 생태 보전 활동을 통해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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