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며 선거 유세를 본격화 한 가운데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지원유세가 선거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 승리를 위해 전면전에 나서는 시기에 당 대표가 야기하는 리스크 탓에 지도부의 지원유세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있는 것이다.
장 대표는 여전히 윤 어게인 세력으로 대표되는 극우 민심에 기대 절윤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정 대표는 최근 부산 북구갑 하정우 민주당 후보의 지원유세에서 어린 아이를 향해 '정우 오빠라고 해보라'고 부추기면서 아동 학대 논란이 제기됐다.
중도층을 껴안아야 할 당 지도부가 되레 후보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민심을 반영하듯 여론조사 결과에서 두 대표 모두 각 당 지지층에선 지지를 얻었지만 전체 여론에선 향후 거취를 둘러싼 부정 평가가 높았다.
후보자들도 지도부에 거리를 두며 '각자도생'하거나 선거 지원유세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당 대표들의 '리스크'가 선거 막판의 변수가 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당대표 발언·강경 노선에 격전지 '각자도생' 움직임
집권여당으로 지방선거 승리가 확실해 보이는 민주당 정 대표는 선대위 출범 전부터 전국을 다니며 지원유세를 펼쳤지만 최근 '오빠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정 대표는 지난 3일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에 나선 하정우 후보와 구포시장을 방문했다가 초등학생에게 "정우 오빠라고 해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바로 다음날 빠르게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학생학부모교사인권보호연대로부터 아동 학대 혐의로 고발당하며 국민의힘에게도 공세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를 두고 송영길 인천 연수갑 후보는 "중앙에서 가서 실수를 하기보단 그냥 지원해주는 것이 좋다"고 공개 비판하며 정 대표를 향해 "자기가 주인공이 돼선 안 된다. 지도부는 자기를 홍보하러 다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건영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지금부터는 '후보'가 주인공, 후보들이 주목을 받아야 한다"며 "여의도의 한 마디는 지역에선 천 마디 만 마디가 되고, 작은 나비 날갯짓이 지역에선 태풍이 된다"며 정 대표를 향한 당내 여론도 부정적이다.
민주당의 경우 지도부가 추진하는 '윤석열 정권 검찰 조작 기소·수사 의혹 특검법'도 후보들에겐 부담으로 꼽힌다.
지난달 말 조작기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활동이 마무리되기 전엔 경북지사를 제외한 전국 석권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로 낙관론이 우세했지만 특위 활동 종료 후 특검법안이 발의되면서 보수세가 강한 대구와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민심 변화 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다.
민주당 첫 대구시장 탄생이라는 기대감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까지 등판했지만 조작기소 특검법안이 발의된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보수층 결집 움직임을 보이며 지지율이 반등된 결과도 있었다.
JTBC 의뢰로 메타보이스·리서치랩이 지난 5~6일 대구 유권자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구시장 지지도 조사(무선 전화면접)에서 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40%,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41%로 집계돼 처음으로 오차범위 내 추 후보가 우위를 보였다.
해당 조사는 100%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11.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장 대표의 경우 탄핵과 대선 국면에서부터 이어진 강경 노선이 가장 큰 문제로 자리 잡았다.
장 대표는 지난 8일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외신 기자간담회에서 비상계엄에 대해 "국민에게 상처를 주고 어떤 혼란을 가져왔을지 모르겠다"며 "시간이 지나면 그것을 통해 대한민국이 상처를 딛고 또 다른 모습으로 나갈 수 있는 또 하나의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해 절윤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탄핵 반대 집회에서 '계엄에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크리스천인 제 개인적 신념에 기반했다"며 정당성을 주장해 '윤 어게인' 세력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하기도 해 각 당대표의 '입'과 '강경 기조'가 선거 국면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정청래 '영남'·장동혁 '서울' 후보들 거리두기…변수로 부상
당 대표들의 행보에 후보자들은 거리두기에 나서며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대표의 경우 선거 초반부터 유세 참여에 적극적이었다. 민주당 지지세가 약했던 영남권에 공을 들이며 2월27일 대구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시작으로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만 7차례, 대구·경북은 8차례 이상 방문하며 텃밭인 호남 지역보다 자주 찾았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가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추진하면서 보수 표심을 의식한 영남권 후보들은 지도부의 방문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기류가 감지됐다.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는 지난 3일 지도부를 향해 "동지들을 버릴 셈이 아니라면 신중해 달라"라고 직언했고, 이후 정 대표는 대구 일정을 잡지 않으며 김 후보 '인물론'을 앞세웠다.
하 후보를 적극 영입하며 '삼십고 초려'까지 하겠다고 공언했던 정 대표는 하 후보 영입 직후 함께 부산을 찾으며 민심 행보에 나섰지만 '오빠 논란' 이후 지난 10일 부산 북구갑에서 열린 하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보수세가 강한 영남과 부울경에서 다소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국민의힘 장 대표는 보수세가 강한 대구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참석했지만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선 후보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공천 과정에서부터 '반장동혁'에 나서며 장 대표의 2선 후퇴를 언급했기에 오 후보가 전면에 나선 서울시당 필승결의대회엔 초청조차 받지 못했다.
'명픽'으로 불리는 정원오 민주당 후보에게 맞서기 위해선 강성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장동혁 지도부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는 지도부의 개입을 차단한 채 '자체 선대위'를 따로 꾸리기도 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고전하는 와중에 방미 논란까지 더해지면 중도층 표심이 승부를 가를 수도권 선거에서 장 대표가 중도 외연확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 것으로, 당은 13일 선대위를 출범시켰지만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다수는 지도부와 거리를 두며 별개 선대위를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는 분위기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달 22일 강원도 양양군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당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로부터 "결자해지해달라"며 사실상 거취 결단을 요구받은 뒤 한동안 대외 일정을 잡지 않았다가 최근 들어 보수세가 강한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유세 행보에 돌입했다.
하정우 '오빠' 논란에 "나도 하기 싫었다, 정청래가 시킨 것"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나선 하 후보는 '오빠 논란'과 관련해 '정청래 대표가 문제의 호칭을 시켰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후보 활동을 시작하자마자 덮친 논란을 직접 해명하면서 지도부와 보다 직접적으로 거리두기에 나섰다.
지난 9일 유튜브 '종이의 TV'에는 하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해당 논란에 대해 한 시민과 이야기 나누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한 시민이 하 후보에게 "오빠 그거 어떻게 된 거냐"고 묻자 하 후보는 "이게 히스토리가 있다. 갑자기 정청래 대표가 옆에 와 가지고 '오빠'를 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도 하기 싫었는데 애가 '오빠'라고 따라 하길래 저도 '오빠?' 이랬다가 그렇게 된 것"이라며 "사과해야 한다. 원래는 대표가 아니면 복잡하지 않았다"며 정 대표 탓으로 돌리며 "'아이, 무슨 오빠입니까. 삼촌이지'라고 해야 되는데 대표 아닙니까. 그래서 그렇게 됐다"고 부연하며 자신은 원하지 않았지만 당 대표의 발언에 반발할 수 없어 따랐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시민이 정 대표를 겨냥해 "괜히 내려와 가지고"라고 말하자 하 후보는 "아 그냥 오지 말라고. 그냥"이라고 호응하며 정 대표와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하 후보는 논란을 의식한 듯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한 초등학생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하며 편지에서 초등학생이 자신을 '형'이라고 부르자 "형 아니고 삼촌이란다"라는 문구를 적기도 했다.
鄭 '보수결집 역효과' 지적에 "언론이 문제, 대표일정 간섭 말라"
정 대표는 최근 대구 등 '보수 텃밭'으로 꼽히는 영남 지역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방문이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오지 말라고 하는 곳에 간 적은 단 한 군데도 없다. 일부 언론에서 그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언론이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질문이 나오자 "경북은 (당대표에게) 너무 많이 와 달라고 한다. 경북 전역에 대표가 와서 지원유세를 해 달라고 얘기한다"며 "언론에 나온 것과 많이 다르다. 허위에 가까운 기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언론을 향해 "(이런 보도가) 당대표 일정과 동선에 대한 방해가 아닐까"라며 "민주당 대표의 일정에 (언론이) 관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 일정은 제가 알아서 할 테니 언론은 간섭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와 지도부의 관계성에 대해선 "제가 대구의 김 후보 사무실에 가서 분명히 말씀드렸다. '대구는 김부겸 얼굴로 선거 치르겠다'는 기조를 한 번도 어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당이 아닌 후보의 인물론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2선 후퇴' 요구에도 장동혁 '원톱 중앙선대위'…당 일각선 반발
장 대표는 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사실상 '원톱'으로 최전선에 나서자 당 일각에선 즉각적인 반발이 터져 나왔다.
장 대표는 선거 승리를 위한 '원팀 정신'을 강조했지만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공동선대위원장 임명에 동의한 적 없다"고 불참을 선언하면서 시작부터 파열음이 터졌다.
국민의힘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국민무시 심판 공소취소 저지 국민선대위' 출범식을 열었다. 장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 송언석 원내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들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장 대표는 "우리의 갈등과 분열이야말로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이 바라는 것"이라며 "서로의 차이는 잠시 내려놓고 국민의힘으로 힘을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밝하며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방미 논란으로 당 안팎에서 거센 공격을 받으며 당내 중진 의원들이 참여한 선대위 구성 요구를 받기도 했지만 이러한 여론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자신이 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원톱 중앙선대위'를 구성한 것이다.
당연직 공동선대위원장인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장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것에 반발해 선대위 합류를 거부했다.
우 최고위원은 "원팀으로 가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지금 선대위에는 장동혁 대표에게 문제를 제기했던 분들이 전원 빠졌다. 본인을 비판했던 사람들도 모두 국민의힘의 승리를 바라는 사람들인데 왜 포함하면 안 되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여야 대표 거취…정청래 연임 반대 45%·장동혁 사퇴 42%
당 대표 리스크를 염려한 듯 최근 여야 대표를 향한 민심 동향 조사 결과가 정 대표와 장 대표 모두에게 부정적이었다.
정 대표와 장 대표는 정당 지지층에선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전체 여론에선 거취를 둘러싼 부정 평가가 높았다. 권리당원 1인 1표제를 시행한 정 대표와 윤 어게인 세력이 당원으로 들어오며 지지층의 지지율이 높지만 지방선거는 지지층만 바라보고 치를 수 없다는 점에서 최종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일 공개된 미디어토마토 정기 여론조사에선 정 대표의 당대표 연임 관련 질문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45.0%인 반면 '찬성한다'는 34.1%로 연임 반대 의견이 10.9%p 차이로 앞섰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연임 찬성 의견이 53.9%로 절반을 넘겼지만 중도층에선 연임 반대 42.7%, 찬성 31.9%으로 반대 의견이 높아 지지층에서만 정 대표의 연임을 반겼다.
지방선거 이후 열리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당권 경쟁에 이미 시작됐단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정 대표의 연임 도전이 확실한 상황에서 나온 결과여서 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국민의힘 장 대표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대표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은42.9%, '유지해야 한다'는 42.5%로 초박빙을 보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4.6%에 그쳤다.
눈에 띄는 대목은 보수 지지층 내부 기류 변화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당 대표직 유지 의견은 58.8%로 우세했지만 사퇴론도 29.9%에 달해 응답자 10명 중 3명은 장 대표의 사퇴를 지지한 것이다. 보수층에서 장 대표 사퇴에 공감한 비율은 지난해 말 조사보다 12%p 상승했다.
전통 보수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에서도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44.0%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 38.3%보다 5.7% 앞섰으며, 중도층의 경우에도 사퇴 46.5%, 유지 33.3%로 조사됐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4%, 국민의힘 29.8%로 조사돼 직전 조사 대비 민주당은 2.8%p, 국민의힘은 0.4%p 하락했다. 다만 양당 격차는 16.6%p로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3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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