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 성장과 데이터센터 확대,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맞물리면서 효성중공업과 LS전선, 대한전선이 초고압·해저케이블 중심의 성장 기회를 선점하고 있다.
전력망 투자와 고부가가치 전력 인프라 수요가 동시에 늘어나자 이들 기업은 생산능력 확대와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속도를 내며 전선·전력기기 업계 '슈퍼사이클'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와 함께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과 해저케이블, 변압기 수요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늘고,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과정에서 대규모 송배전망 구축 필요성이 커지면서 전력 케이블과 전력기기 전반에 대한 투자가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효성중공업은 미래 전력망 핵심 기술로 꼽히는 전압형 HVDC 변압기와 대용량 컨버터 시스템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며 전력 설비 분야 선도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경남 창원공장 내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압형 HVDC 변압기 전용 공장을 신설하기로 하고, 공장 신축과 설비 증설, 연구개발(R&D) 등을 포함해 총 3300억~5800억원 수준의 투자를 추진 중이다.
효성중공업은 이미 200메가와트(MW)급 전압형 HVDC 기술 국산화에 성공한 데 이어 2000MW급 대용량 HVDC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LS전선은 해저·초고압 케이블에 역량을 집중하며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영국 북해 해상풍력단지와 북미 HVDC 프로젝트 등에서 대형 수주를 잇따라 따내며 수주잔고를 7조원대 중반까지 끌어올렸고, 강원도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 증설에도 1500억원대 투자를 진행 중이다.
해상풍력과 장거리 송전 프로젝트가 늘어날수록 LS전선의 고부가 제품 비중도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한전선 역시 초고압·해저케이블 사업을 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서 데이터센터 증설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초고압 케이블 프로젝트 수주가 늘고 이를 기반으로 수주잔고와 실적이 함께 개선되는 흐름이다. 회사는 해저케이블 추가 설비 투자도 검토하며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SDS, KT클라우드 잇단 데이터센터 투자…전력 수요 확대 현실로
AI 데이터센터 확대는 전력 인프라 수요를 키우는 또 다른 축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AI와 데이터센터, 암호화폐 채굴 확산으로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향후 몇 년 안에 현재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전력 인프라 확충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SDS가 구미 국가산업단지에 60MW급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조성을 추진하고, KT클라우드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IT 용량을 현재의 3배 수준인 500MW 규모로 확대하는 계획을 내놓는 등 전력 수요 확대를 예고하는 투자 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전선·전력기기 업체들은 이러한 수요 증가에 대응해 생산능력과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HVDC 변압기와 대용량 컨버터 시스템 생산기지 구축에 집중하고, LS전선과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초고압 케이블 설비 증설과 고효율 제품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북미·유럽 등에서 노후 전력망 교체와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해외 수주 기회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원자재 가격 변동성과 대규모 설비 투자 부담은 실적을 가를 변수가 되고 있다.
구리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프로젝트 수주 경쟁 심화에 따라 수익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장기 프로젝트 특성상 경기·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도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설비 투자와 수익성, 재무 건전성을 동시에 고려한 중장기 전략이 요구되는 이유다.
전선·전력기기 업계는 "AI 확산과 에너지 전환 트렌드가 장기적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관련 업종이 구조적인 성장 구간에 진입하는 모습"이라며 "HVDC와 초고압·해저케이블 분야에서 기술과 생산능력을 갖춘 효성중공업, LS전선, 대한전선 등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폴리뉴스 손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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