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한스경제 신희재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롯데는 지난 10일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 7-3으로 이긴 후 11일 '박세웅의 호투에 응답하는 득점'이라는 제목으로 승리 당시 더그아웃 풍경이 담긴 영상을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인 ‘자이언츠TV’에 올렸다. 영상에서 안타가 나오자 기뻐하는 롯데 선수 중 오른쪽 하단에 있던 노진혁의 유니폼에 '무한 박수'라는 자막이 부자연스러운 위치에 달려 논란이 불거졌다. 글자를 붙여서 읽으면 '노무한 박수'가 되는데, 이 표현은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할 때 쓰는 단어다. 공교롭게도 상대 팀과 노진혁의 연고지가 광주광역시여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롯데는 문제의 장면을 삭제한 후 12일 사과문을 내놓았다. 구단은 "영상 내 자막 표현으로 인해 불쾌감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문제가 된 자막은 촬영 및 편집 과정에서 표현의 연상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사용됐다. 확인 즉시 삭제 조치했다"며 "보다 세심하게 검토하지 못한 점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앞으로는 콘텐츠 제작 및 검수 과정 전반을 더욱 철저히 점검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날 부산 사직구장에서 본지와 만난 구단 관계자는 이번 논란으로 불쾌감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다시 한번 고개 숙였다. 상대팀 KIA는 물론 누구도 비하할 의도가 담긴 장면은 아니었던 점을 강조했다.
문제의 '무한 박수'는 롯데 공식 유튜브에서 평소 자주 사용된 자막이다.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볼 때 선수단 전체가 박수 치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만큼 과거 영상에서도 종종 이 자막이 사용됐다. 실제로 이번 영상에서 자막을 담당한 대행사 직원은 문제가 발생한 후 자책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이번 일은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안건이 아니다. 논란의 표현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체육계는 물론 사회 전체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됐던 사안이다. 이를 사전에 걸러낼 수 없었을 만큼 구단 콘텐츠 업로드 시스템에 구멍이 발생한 점은 반드시 되짚고 넘어가야 한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대중적 영향력이 큰 프로스포츠 구단의 공식 채널에서 특정 커뮤니티의 혐오 용어가 여과 없이 사용된 점에 유감을 표현했다. 또한 "광주 연고 팀과 경기 직후이자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과 노무현 대통령 서거일(5월 23일)을 목전에 둔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단순한 실수로 넘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단은 같은 날 부산 사직구장을 찾아 구단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롯데 관계자는 사안이 위중한 만큼 대행사 담당자의 즉각적인 업무 배제 조치는 물론 "사직구장 영구 출입 금지 징계를 내렸다"며 엄중한 문책 조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대행사 담당자는 공식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구단과 대행사 모두 2·3중으로 콘텐츠 제작 및 검수 체계를 강화해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 전했다.
롯데는 "다시 한번 팬 분들께 불쾌감을 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팬 여러분의 기대와 신뢰에 부응할 수 있도록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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