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 65주년 기념 국회서 만장일치로 8월 30일 기념일로 지정
대사관·KF·한인사회 함께 추진 "양국 교류 본격 확대 기대"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중미 국가인 엘살바도르에 '한-엘 우정의 날'이 생겼다.
지난 7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국회는 본회의에서 양국 수교일인 8월 30일을 기념일로 지정하는 법안을 만장일치 투표로 통과시켰다.
최근 재외동포청으로부터 세계한상대회 한상총회 의장 임명장을 받기 위해 방한한 하경서 엘살바도르 카이사그룹 회장은 "엘살바도르 국회는 엘살바도르 내 한인 공동체의 사회·문화·경제적 공헌을 기리고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 간의 우호 협력 및 상호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 이날을 기념일로 지정했다"고 13일 밝혔다.
하 회장은 "중미 국가 중에서 시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한국의 날' 또는 '김치의 날' 등 한국과의 우호를 기념하는 날을 제정한 사례는 있지만 국회에서 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성과는 주엘살바도르한국대사관, 한국국제교류재단(KF), 한인사회가 삼각편대로 국회를 상대로 로비를 펼쳐 이뤄낸 성과"라고 소개했다.
곽태열 주엘살바도르한국대사는 올해 초 오랫동안 엘살바도르 한인회를 이끌었고 한글학교 교장이기도 한 하경서 회장을 만나 양국 관계 증진을 위해 기념일 제정 추진을 논의했다.
32년째 엘살바도르에서 사업을 하며 그룹을 일궈낸 하 회장은 정치권 인맥을 활용해 국회의원 등을 상대로 설득작업에 나섰고 대사관이 측면 지원을 했다.
여기에 한국국제교류재단(KF)도 힘을 보탰다. 올 초 취임한 송기도 KF 이사장은 콜롬비아 대사를 역임하는 등 중남미에 대한 이해가 높았고 정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사우스와의 관계 증진 정책에 KF 공공외교를 집중했다.
우선 중남미 유력 인사 초청 사업을 지난 4월에 진행하면서 엘살바도르를 포함했다. 대사관은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한국에 우호적인 수에시 카예하스 국회부의장을 추천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2019년 집권 이래 강력한 치안 정책으로 범죄 국가라는 오명을 벗었고 지지율이 90%에 달한다.
카예하스 부의장은 방한 기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류 등으로 호감도가 높은 한국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희망하면서 의회에서 기념일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회 내 각종 법안 제정 시 조율 업무를 맡아온 카예하스 부의장의 제1 보좌관인 빅토르도 KF의 방한 행사에 함께했다. 예산 문제 등으로 보좌관까지 초청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를 대사관으로부터 들은 하 회장이 방한 비용 일체를 후원했다.
한국 유학파 출신인 안나 휘게로 의원과도 친분이 있던 하 회장은 그에게도 기념일 제정에 나서줄 것을 설득했다.
곽태열 대사는 "1962년 수교 이래 양국은 문화·산업 등 여러 방면에서 교류·협력을 확대해왔는데 내년이 수교 65주년이라서 양국 관계를 좀 더 가까운 사이로 격상시키고, 한인사회에 자부심을 심어주는 데 꼭 필요하다고 정부 인사 등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펼친 게 주효했다"고 소개했다.
기념일 제정을 계기로 엘살바도르 정부는 매년 8월 30일에 양국 우호 기념행사를 열게 됐다. 여기에 대사관과 한인사회도 발맞춰 한국을 알리는 다양한 양국 문화 행사를 열 계획이다.
곽 대사는 "단순히 기념일 하나가 추가된 것이 아니라 지리적 거리를 넘어 양국 국민이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며 엘살바도르 국회와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어 "외교적 차원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우정이 이어져 협력이 증진되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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