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민법이 지난 3월17일 시행됐다. 개정 민법은 상속 제도 전반에 걸쳐 대폭적인 변화를 담고 있다. 이번 개정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유류분 반환 방법이 원물 반환에서 가액 반환으로 바뀌었다(제1115조 제1항 개정). 종전 규정은 반환 대상인 재산 자체를 돌려주라는 것이었다. 따라서 유류분 청구에 따라 ▲부동산의 경우 여러 명의 공유 상태가 돼 결국 경매로 이어지는 사태가 빈번하고 ▲기업 주식의 경우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번 개정으로 반환 의무자는 재산 자체가 아닌 그 가액을 금전으로 지급하면 되고, 가액 지급을 청구한 날부터 이자가 가산된다. 다만 이 조항은 2026년 3월17일 이후 개시된 상속(사망)에만 적용되며 소급해 적용되지 않는다.
둘째, 기여 보상 증여·유증은 특별수익에서 제외된다(제1008조 단서 신설). 이제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대가로 이루어진 증여·유증은 특별수익이 아니므로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서 제외된다. 종전에는 기여상속인이 받은 재산도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그대로 포함돼 기여 상속인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조항은 2024년 4월25일 이후 개시된 상속에도 소급 적용된다.
셋째,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가 대폭 확대됐다(제1004조의2 개정). 종전에는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저버린 직계존속(부모)만이 상속권 상실 선고의 대상이었으나, 이번 개정으로 직계존속·직계비속·배우자 등 모든 상속인이 그 대상이 됐다. 아울러 부양의무 위반의 범위도 성년에 대한 부양의무 위반까지 포함하도록 확대됐고, 범죄행위·부당대우의 피해 범위도 종전의 ‘직계비속'에서 ‘직계혈족'으로 넓어져 형제자매에 대한 중대한 범죄행위도 상속권 상실 사유가 될 수 있다. 이 조항 역시 2024년 4월25일 이후 개시된 상속에 소급 적용된다.
넷째, 대습상속 제도가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와 연동되도록 정비됐다(제1001조, 제1003조, 제1010조 개정).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는 2026년 1월1일 시행됐지만, 대습상속 관련 규정이 함께 개정되지 않아 상속권 상실 선고를 받은 자의 직계비속은 대습상속인이 될 수 없는 법적 공백이 존재했다. 이번 개정으로 상속결격자뿐 아니라 상속권 상실 선고를 받은 자의 직계비속도 대습상속인이 될 수 있다. 반면 상속권 상실자 또는 결격자의 배우자는 대습상속을 받을 수 없도록 명시해, 패륜 행위를 한 상속인의 배우자가 반사적 이익을 얻는 불합리를 차단했다.
이번 개정은 단순한 제도 정비를 넘어 상속 분쟁 전략 자체를 바꾸는 변화다. 특히 ‘특별한 부양·기여’의 입증이 향후 핵심 쟁점이 될 것이다. 분쟁이 예상된다면 봉양과 간병 사실을 뒷받침할 진료기록, 간병일지, 지출 내역 등 자료를 평소에 갖춰두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각 조항별로 소급 적용 여부와 기준일이 다르므로, 현재 진행 중인 사건에서도 개정 규정의 적용 가능성을 반드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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