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중동 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 증가, 수출 마진 개선 등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정유사업 중심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1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매출액 24조 2121억원, 영업이익 2조 1622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4조 5408억원, 1조 8669억원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매출액은 3조 655억원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1분기 실적 개선은 원유 도입과 석유제품 판매 간 시차에서 발생하는 래깅효과와 재고 관련 이익 증가 영향이 컸다. 국내 정유사는 산유국과의 지리적 거리, 원유 운송·저장·정제 기간 등을 감안해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유가 상승기에는 과거 낮은 가격에 도입한 원유가 시차를 두고 원가에 반영, 정제마진과 영업이익이 개선된다.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3월 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28.5달러로 직전 3개월 평균(63.9달러) 대비 크게 올랐다. 유가 상승으로 경유·항공유 등 석유제품 판매가격은 오른 반면 제품 원가에는 유가 상승 이전에 도입한 원유가 평균가격으로 반영돼 래깅효과가 크게 발생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유가 상승에 따른 래깅효과 반영 및 재고 관련 이익 증가 영향으로 SK에너지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대폭 증가했다”며 “다만 래깅효과 및 재고 관련 이익은 회계 장부상 숫자로 향후 유가 하락 시 줄어들거나 소멸될 수 있는 일시적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분기 SK에너지의 경영 실적은 재고 관련 일시적 이익과 수출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산은 향후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검증을 거쳐 이뤄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 1분기 전체 영업이익(1조 2832억원) 가운데 재고 관련 이익은 약 60% 수준인 7800억원이라고 밝혔다.
또 SK이노베이션은 1분기에 지분 보유 중인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된 첫 LNG(액화천연가스) 카고(Cargo)가 충남 보령LNG터미널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지정학적 불안으로 글로벌 가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연간 130만톤 규모 LNG를 20년간 장기 도입, 에너지 안보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베트남 뀐랍 가스복합화력발전소 및 LNG 터미널·항만 구축 프로젝트 최종 사업자로 선정, 국내 민간기업 최초 LNG 밸류체인 모델을 해외 시장에 이식하면서 메이저 LNG 사업자로 도약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SK온은 ‘제2차 ESS(에너지저장장치)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물량 기준 총 565메가와트(㎿) 중 284㎿를 수주해 50.3%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로써 향후 ESS 사업 도약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후속 입찰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1분기 실적을 각 사별 연결 기준으로 살펴보면 ▲SK에너지 매출액 11조 9786억원, 영업이익 1조 2832억원 ▲SK지오센트릭 매출액 3조 2130억원, 영업이익 1275억원 ▲SK엔무브 매출액 1조 2223억원, 영업이익 1885억원 ▲SK인천석유화학 매출액 3조 154억원, 영업이익 6471억원 등이다.
또한 ▲SK어스온 매출액 1177억원, 영업이익 647억원 ▲SK온(배터리사업) 매출액 1조 7912억원, 영업손실 3492억원 ▲SK온트레이딩인터내셔널 매출액 15조 1092억원, 영업이익 156억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 매출액 359억원, 영업손실 732억원 ▲SK이노베이션 E&S 매출액 3조 6961억원, 영업이익 283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SK에너지는 중동 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급등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조 5억원 늘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일회성 재고 관련 이익(7800억원) 및 유가 래깅 효과 발생이 실적 개선 주 요인으로 꼽혔다.
SK지오센트릭은 원료인 납사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효과 등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역내 파라자일렌(PX) 설비의 정기보수 및 벤젠(BZ) 역외 판매 일부 재개 등으로 아로마틱 제품 스프레드(마진)가 상승한 점도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SK엔무브는 1분기 유가 상승에 따른 마진 하락에도 재고효과 등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74억원 증가했다. SK어스온은 유가 및 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복합판매단가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90억원 늘었다.
SK온(배터리사업)은 북미 지역 판매량 소폭 증가와 유럽 및 아시아 지역 판매량 회복세로 전분기 대비 영업적자 규모가 916억원 개선됐다. 다만 여전히 큰 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E&S는 동절기 난방수요 증가에 따른 도시가스 판매량 확대와 전력도매가격(SMP) 상승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1652억원 확대됐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석유사업 시황과 관련, 유가와 정제마진이 중동 분쟁 전개 양상 및 호르무즈 해협 통항 여부에 좌우되며 큰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상황 변화에 따라 탄력적인 운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화학사업은 2분기 원료 가격 상승분 래깅 효과 등 실적 개선 요인이 있으나 유가 하락시 재고효과로 수익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전략적 재고 운영과 마케팅 최적화 등으로 유가 변동 리스크에 대응할 방침이다.
윤활유사업은 중동 분쟁 불확실성에도, 경쟁사 공급 차질 및 원료 수급 이슈에 따라 스프레드 개선 가능성이 전망된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로 공급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복수의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한 차별적 경쟁력을 토대로 수익성을 확보해갈 예정이다.
배터리사업은 유럽 현지 생산 장려 정책 및 보조금 강화에 따른 우호적 환경, AI 데이터센터·친환경에너지 연계 북미 ESS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유럽 생산거점 운영 안정성 제고 및 북미 ESS 수주 확대 등으로 중장기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에너지 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라며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도 운영 최적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에 힘쓰는 동시에 국내 석유제품 안정적 공급과 에너지 공급망 유지에도 책임 있는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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