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제2차 혈액관리 기본계획 확정…헌혈인구 늘리고 혈액 안정성 강화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저출산·고령화로 주요 헌혈 인구인 10∼20대가 줄어들면서 정부가 혈액 안정성을 확보하는 가운데 헌혈 참여 기반 확장에 나선다.
정부는 헌혈 가능 연령을 높이는 등 기준을 개선해 헌혈할 수 있는 대상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헌혈자 대상 예우를 강화하고, 헌혈의집(헌혈카페)이 없는 지방자치단체에는 정기적으로 헌혈 버스를 운영하는 등 쉽게 피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13일 혈액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런 내용의 제2차 혈액관리 기본계획(2026∼2030)을 확정했다.
정부는 2018년 12월 혈액관리법 개정 이후 제1차 혈액관리 기본계획(2021∼2025)을 시행했고, 이번에 보완을 거쳐 두 번째 계획을 마련했다.
◇ 한국 헌혈률 5.6%…저출산으로 주요 헌혈층 10∼20대 감소 추세
복지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리나라 헌혈률은 5.6%다. 일본(4.0%), 프랑스(3.9%) 등보다 높고,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도 낮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전체 헌혈자 가운데 55%를 차지하는 10∼20대 인구가 저출산의 영향으로 2020년 1천160만명에서 2024년 1천60만명으로 줄어든 형편이다.
반면 수혈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50대 이상 인구는 고령화 때문에 늘었다. 50대 이상 적혈구제제 수혈자는 2020년 34만7천명에서 2024년 36만6천명으로 증가했다.
혈액량의 경우 '적정' 보유 일수(5일분 이상)는 304일로 적지 않았지만 방학이나 연휴 기간에는 적정 수준 혈액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 헌혈 가능 연령 높이고, OTT 구독권도 준다
복지부는 국내에서 건강수명이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 헌혈 가능한 나이를 올려잡을 계획이다.
국내 헌혈 가능 연령 기준은 2010년에 마지막으로 변경됐다. 현재 전혈·혈장 성분 채혈은 16∼69세(65세 이상은 60∼64세까지 헌혈 경험 있는 자에 한해 가능), 혈소판 성분 채혈은 17∼59세로 정해져 있다.
첫 헌혈을 기준으로 했을 때 미국(무제한), 호주(75세 이하) 등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복지부는 연구 용역을 통해 헌혈 가능 연령을 우선 5세 정도 상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또 여러 차례 헌혈한 이들은 개인건강과 특정 기간 내 헌혈 경험을 조건으로 나이 제한 없이 헌혈할 수 있게 하는 등 연령 상향을 기본으로 여러 방안을 검토한다.
김희선 복지부 혈액장기정책과장은 "절대 인구가 많지는 않지만, 60세 이상 헌혈자는 2020년 3만7천명에서 지난해 6만7천명으로 늘었다"고 "연말까지 연령을 논의하고 내년 안에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혈액 낭비 요인으로 꼽히는 헌혈 간기능 검사(ALT검사)를 폐지하고, 헌혈을 제한하는 말라리아 검사 방식도 재검토해 헌혈 인구를 늘릴 방침이다.
또 헌혈의집이 없는 기초자치단체에는 헌혈 버스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퇴근 직장인을 위해 헌혈의집 운영 시간도 탄력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특히 주요 헌혈 연령인 10∼20대를 겨냥해 OTT(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구독권, 헌혈해야만 받을 수 있는 포토카드 같은 기념품도 만들 예정이다.
◇ 혈액 안정성 강화한다…615억원 쌓인 헌혈환급적립금 제도 개선
복지부는 또 면역 이상 반응을 줄이기 위해 백혈구를 제거한 적혈구·혈소판제제 공급을 확대하고, 방사선을 조사한 혈액 제제를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면역 이상 반응 중 하나인 발열성 비용혈 수혈반응이 주요 국가보다 많은 편인데, 백혈구 제거 혈액제제를 사용하면 이 반응을 막을 수 있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아울러 복지부는 혈액 검사의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약 40억원을 투자해 오래된 검사 장비를 교체한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혈액을 의료기관에 적절히 배분하기 위해 의료기관별 혈액 재고량을 기반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기준을 마련한다.
이 기준은 혈액 사용량이 많은데도 혈액 보유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한 후 확대 시행을 추진할 예정이다.
더불어 의료기관의 수혈용 혈액 적정 사용을 유도하고자 종합병원 의료질평가 지표에 수혈 적정성 평가를 포함한다.
복지부는 최근 사용이 줄어든 헌혈증서와 '수혈 비용 보상' 개념인 헌혈환급적립금 제도도 개선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헌혈증서 사용이 줄어 헌혈환급적립금은 2019년 491억원에서 지난해 11월 615억원으로 늘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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