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박정현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올해 1분기 흑자를 기록했지만 중동전쟁 리스크로 고유가·환율 충격이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고등이 켜졌다. 여기에다 대형항공사(FSC)의 주가가 상승 흐름을 보이는 반면 LCC 주가는 약세를 이어가며 시장의 불안 심리도 커지고 있다.
◆ LCC, 1분기 흑자 전환…제주항공, 재무 부담 확대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주요 LCC들은 동계 성수기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나란히 흑자를 기록했다. 진에어는 4분기 만에 티웨이항공은 8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CC 업계 입장에서는 일단 ‘숨통’을 틔운 성적표다. 제주항공은 2024년 12월 29일 발생한 무안공항 참사 이후 수익성 악화 국면을 지나 지난해 4분기부터 다시 흑자 흐름으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에는 보유 항공기 45대를 기반으로 매출 4982억원, 영업이익 644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영업이익 145억원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다만 재무 부담을 극복할 수준의 체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주항공은 2024년 말 총부채 1조6744억원, 자기자본 3240억원으로 부채비율 517% 수준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총부채가 2조758억원으로 늘고 자기자본은 2751억원으로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이 754%까지 상승했다.
외형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재무 안정성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셈이다. 항공업 특성상 리스부채와 외화차입금 비중이 높은 데다 환율과 유가에 민감한 구조라는 점에서 시장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진에어 역시 외형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보유 항공기 32대를 기반으로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 4230억원, 영업이익 5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6% 줄었지만 직전 분기 122억원 적자에서는 벗어나며 4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부채비율은 2023년 566%에서 2024년 430%, 지난해 423%까지 내려가며 재무 안정성을 일부 회복했다.
1분기 가장 극적인 반등을 보인 곳은 티웨이항공이다. 티웨이항공은 별도 기준 매출 6122억원, 영업이익 199억원을 기록하며 8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국내선과 일본·대만·동남아·유럽 노선 전반에서 탑승률 90% 이상을 기록했고 탑승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과정에서 유럽 노선을 이관받으며 장거리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사명을 ‘트리니티항공’으로 변경하며 ‘메가 LCC’ 전략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다만 공격적인 확장 전략은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유상증자를 두 차례 단행하며 자본을 확충했으나 부채비율은 3498%로 올랐다. 장거리 노선 비중이 높은 만큼 유가 변동성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 고유가·고환율 직격탄…2분기 적자 가능성
1분기와 달리 2분기 전망은 밝지 않다. 최근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국제유가가 상승한 데다 원·달러 환율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급등 영향이 2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류비는 항공사 전체 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비용인 만큼 유가 상승 충격이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미국·이란 충돌 이후 중동 불안이 확대되며 국제선 수요 둔화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여행 수요 자체는 유지되고 있지만 유가와 환율 상승 폭이 예상보다 가파르다는 점에서 주요 LCC들의 2분기 적자 전환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 직격탄은 항공사를 넘어 여행업 전반까지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이미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최근에는 무급휴직과 입사 연기 등 비용 절감 조치도 본격화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8일부터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6월 한 달간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5~6월 두 달간 무급휴직 제도를 시행했다. 에어로케이 역시 전 직원을 대상으로 5월 한 달간 무급휴직 신청을 받았다. 진에어는 객실 승무원 입사 예정자 약 50명의 입사 시점을 하반기로 연기했다.
하나증권은 진에어에 대해 “1분기는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2분기부터는 전쟁 이후 항공유 가격 상승 영향이 실적에 반영되며 적자 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027년부터는 공급 축소와 수요 회복이 맞물리며 LCC에도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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