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생각해 좋은 올리브유를 골랐다면, 보관 방법도 함께 신경 써야 한다. 올리브유는 다른 식용유보다 향과 성분 변화에 민감한 편이다. 주방 한쪽에 무심코 두고 쓰다 보면 특유의 산뜻한 풍미가 줄고 산패가 빨라질 수 있다. 좋은 제품을 고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기본 관리’다.
올리브유.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
올리브유 신선도를 지키는 보관법
올리브유는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식재료다. 식재료를 오래 두고 먹기 위해 모든 기름을 냉장고에 넣는 경우가 있지만, 올리브유는 냉장 보관이 꼭 알맞은 기름은 아니다. 낮은 온도에 두면 하얀 결정이 생기거나 고체처럼 굳을 수 있다. 이는 성분 일부가 응고되며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굳었다가 녹는 과정이 반복될 때다. 한 번 굳었다고 해서 품질이 바로 나빠지는 것은 아니지만, 온도 변화가 잦으면 올리브유 특유의 향과 맛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일반 가정에서는 냉장고보다 상온 보관이 더 적합하다. 보관 장소는 대체로 10도에서 25도 사이의 서늘한 곳이 좋다.
가스레인지나 오븐 주변은 피해야 한다. 조리할 때 생기는 열이 병에 전달되면 산패가 빨라질 수 있다. 싱크대 아래쪽 수납장이나 햇빛이 닿지 않는 어두운 주방장 안쪽이 보관 장소로 알맞다. 특히 창가나 조리대 위처럼 빛과 열에 함께 노출되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올리브유는 상온, 어두운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
빛도 올리브유 관리에서 중요한 요소다. 자외선은 올리브유의 산화를 촉진할 수 있다. 투명한 병에 담긴 제품을 샀다면 그대로 두기보다 알루미늄 포일이나 종이봉투로 감싸 빛을 줄이는 것이 좋다. 고급 올리브유가 짙은 초록색이나 갈색 병에 담겨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기와의 접촉도 줄여야 한다. 뚜껑을 열어둔 채 오래 두거나 제대로 닫지 않으면 산소와 닿는 시간이 늘어난다. 사용한 뒤에는 바로 뚜껑을 단단히 닫고, 가능하면 입구가 좁은 병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대용량 제품을 샀다면 자주 쓸 만큼만 작은 암갈색 유리병에 덜어두면 공기 노출을 줄일 수 있다.
병 입구에 묻은 기름도 방치하지 않는 편이 좋다. 입구 주변에 남은 기름은 시간이 지나며 끈적해지고 냄새가 날 수 있다. 사용 후 키친타월로 가볍게 닦아두면 병을 더 깔끔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올리브유의 효능
올리브유가 건강한 기름으로 알려진 이유는 지방산 구성과 항산화 성분에 있다. 대표적인 성분은 불포화지방산의 일종인 올레산이다. 올레산은 균형 잡힌 식단 안에서 섭취할 때 혈중 콜레스테롤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올리브유에는 폴리페놀과 비타민 E 같은 항산화 성분도 들어 있다. 이 성분들은 체내 산화 스트레스 관리에 관여하는 영양소다. 평소 기름 섭취를 조절하면서도 좋은 지방을 챙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올리브유가 자주 추천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리브유와 샐러드.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
특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에는 올레오칸탈이라는 천연 페놀 화합물이 들어 있다. 좋은 올리브유를 삼켰을 때 목 뒤쪽에서 살짝 알싸하거나 톡 쏘는 느낌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올리브유 속 폴리페놀 성분과 관련이 있다. 다만 맛이 강하다고 무조건 좋은 제품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향, 신선도, 산도, 보관 상태를 함께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올리브유는 장 건강을 고려해 섭취하는 경우도 있다. 기름 성분은 장 움직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아침에 소량 먹는 사람도 있다. 다만 공복 섭취가 모든 사람에게 맞는 것은 아니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설사, 복통이 생길 수 있으므로 처음에는 적은 양으로 시작해 몸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좋다.
또 올리브유는 지용성 비타민 흡수에도 도움이 된다. 비타민 A, D, E, K처럼 기름과 함께 섭취할 때 흡수가 잘되는 영양소가 있기 때문이다. 채소에 올리브유를 살짝 곁들이면 맛이 부드러워질 뿐 아니라 영양소 섭취 면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올리브유도 기름이라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한다. 열량이 높은 편이므로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많이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보통 하루 한두 큰술 정도를 식단에 맞게 활용하는 방식이 무난하다. 이미 견과류, 아보카도, 고기류처럼 지방이 많은 음식을 자주 먹는다면 올리브유 양도 함께 조절하는 것이 좋다.
한식 반찬에 가볍게 곁들이는 법
올리브유는 파스타나 샐러드에만 쓰는 기름이 아니다. 한식 반찬에도 적당히 활용하면 맛을 무겁게 만들지 않으면서 재료의 향을 살릴 수 있다. 참기름이나 들기름의 고소함과는 다른 산뜻한 풍미가 있어 채소, 두부, 달걀 요리와 잘 어울린다.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는 메뉴는 브로콜리 올리브유 무침이다. 브로콜리를 한입 크기로 자른 뒤 소금물에 살짝 데치고 찬물에 헹군다. 물기를 충분히 제거한 뒤 소금과 다진 마늘 약간,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넣어 가볍게 버무리면 된다. 브로콜리의 아삭한 식감과 올리브유의 산뜻한 향이 어우러져 간단한 밑반찬으로 손색이 없다.
올리브유를 넣은 브로콜리 반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
토마토 달걀 볶음도 올리브유와 잘 맞는다. 토마토에 들어 있는 라이코펜은 기름과 함께 조리할 때 섭취에 도움이 되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토마토를 먼저 볶아 즙이 살짝 나오게 한 뒤, 풀어둔 달걀을 넣고 부드럽게 익힌다. 마지막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추면 아침 식사나 가벼운 반찬으로 먹기 좋다.
두부구이에도 올리브유를 활용할 수 있다. 물기를 뺀 두부를 적당한 두께로 썰고, 팬에 올리브유를 두른 뒤 중불에서 노릇하게 굽는다. 두부의 담백한 맛에 올리브유의 향이 더해져 간장을 많이 곁들이지 않아도 맛이 깔끔하다. 더 간단하게 먹고 싶다면 생두부에 올리브유, 소금, 후추를 살짝 뿌려 두부샐러드처럼 즐겨도 된다.
나물류에도 소량 사용할 수 있다. 데친 시금치나 애호박, 가지에 올리브유를 조금 넣고 소금으로만 간하면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난다. 마늘 향을 더하고 싶다면 다진 마늘을 아주 조금만 넣는 것이 좋다. 올리브유 향을 살리고 싶을 때는 양념을 과하게 넣기보다 간을 담백하게 맞추는 편이 잘 어울린다.
감자나 버섯처럼 담백한 재료에도 올리브유를 곁들이기 좋다. 삶은 감자에 올리브유와 소금을 살짝 더하면 자극적이지 않은 반찬이 되고, 버섯을 중불에서 가볍게 볶은 뒤 올리브유를 조금 더하면 향이 부드럽게 살아난다. 간을 세게 하지 않아도 재료의 맛이 살아나기 때문에 평소 짠 반찬을 줄이고 싶은 사람에게도 부담이 적다.
좋은 올리브유 고르는 기준
올리브유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제품 선택도 중요하다. 시중 제품은 엑스트라 버진, 퓨어 등으로 나뉜다. 생식이나 샐러드, 무침에 사용할 목적이라면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고르는 것이 좋다. 엑스트라 버진은 화학적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올리브를 압착해 얻은 기름으로, 향과 풍미가 비교적 뚜렷하다.
제품을 고를 때는 산도 표시를 확인하면 도움이 된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일반적으로 산도 0.8% 이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산도가 낮다는 것은 원료 올리브의 상태와 채유 과정이 비교적 안정적이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다만 산도 하나만으로 맛과 품질을 모두 판단할 수는 없으므로 제조일, 수확 시기, 포장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올리브유.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
‘냉압착’ 또는 ‘저온 추출’ 표시도 확인해야 한다. 높은 열을 가하지 않고 낮은 온도에서 추출한 제품은 올리브유의 향과 성분을 비교적 잘 보존할 수 있다. 다만 표시 문구만으로 품질을 판단하기보다 제조사의 신뢰도, 수확 연도, 원산지가 명확한지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병의 재질도 중요하다. 투명한 플라스틱병보다는 빛을 차단할 수 있는 짙은 색 유리병이나 주석 캔 제품이 보관에 유리하다. 용량은 가족 구성원과 사용 빈도에 맞춰 고르는 것이 좋다. 올리브유는 개봉 후 시간이 지날수록 산화가 진행되므로, 자주 쓰지 않는 집이라면 대용량보다 작은 병을 선택하는 편이 낫다.
원산지와 품종 표시도 참고할 수 있다.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주요 생산국마다 풍미가 조금씩 다르고, 품종에 따라 풀 향, 과일 향, 알싸한 맛의 정도가 달라진다. 처음부터 큰 병을 사기보다 작은 용량으로 여러 제품을 경험해 보면 본인 입맛에 맞는 올리브유를 찾기 쉽다.
올리브유 사용 시 주의점
올리브유를 사용할 때 흔히 놓치는 부분이 발연점이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가벼운 볶음이나 굽기에는 사용할 수 있지만, 높은 온도에서 오래 튀기는 요리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기름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하면 맛과 향이 떨어지고 성분이 변할 수 있으므로 고온 튀김에는 튀김용 기름을 따로 쓰는 것이 좋다.
올리브유의 장점은 향에 있다. 따라서 무침, 샐러드, 구운 채소, 완성된 요리 위에 살짝 뿌리는 방식으로 쓰면 풍미를 더 잘 느낄 수 있다. 볶음 요리에 사용할 때도 센불에서 오래 가열하기보다 중불에서 짧게 조리하는 편이 좋다.
올리브유를 활용한 요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
기름병을 조리대 위에 늘 올려두는 습관도 피해야 한다. 자주 쓰기 편하다는 이유로 가스레인지 옆에 두면 열과 빛에 계속 노출된다. 사용 후에는 뚜껑을 닫아 어두운 수납장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작은 습관이지만 올리브유의 맛과 향을 오래 지키는 데 큰 차이를 만든다.
전용 푸어러를 사용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푸어러는 양 조절을 쉽게 해주고 병 입구를 깔끔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마개가 없는 제품은 공기와 계속 닿을 수 있다. 푸어러를 쓴다면 뚜껑이나 마개가 함께 있는 제품을 선택하고, 입구 주변은 주기적으로 닦아주는 것이 좋다.
개봉 후 사용 기간도 중요하다. 올리브유는 병을 여는 순간부터 산화가 시작된다. 아무리 잘 보관해도 시간이 지나면 향과 맛이 줄어든다. 보통 개봉 후 3개월 안에 사용하는 것이 좋고, 늦어도 6개월을 넘기지 않는 편이 바람직하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