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만 좋았던 시대 지났다"…HD현대, 전 사업부 동반 호황으로 '슈퍼 사이클'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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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만 좋았던 시대 지났다"…HD현대, 전 사업부 동반 호황으로 '슈퍼 사이클' 진입

폴리뉴스 2026-05-13 15:06:12 신고

HD 현대가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하며 그룹 전반의 체질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특정 업종 의존도가 높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조선·전력기기·건설기계·정유 등 주요 사업이 동시에 수익을 내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HD현대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조6천억원, 영업이익 2조8천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며 2017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단순히 매출 규모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대부분 사업 부문에서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됐다는 점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축은 역시 조선·해양 부문이다. HD 현대는 친환경 고부가 선박 비중 확대와 엔진 사업 성장, 해양 부문 수익성 회복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률 16%대를 기록했다. 조선업 특성상 통상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만 기록해도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익성 개선이라는 평가다.

특히 이번 실적은 단순 수주 증가보다 '선별 수주 전략'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과거 국내 조선업계는 점유율 확보를 위해 저가 수주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LNG 운반선과 친환경 선박 중심으로 수익성 위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HD현대 역시 물량보다 고부가 선박 중심 전략을 택하며 수익 구조 개선에 집중해왔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 업황 호조보다 구조 변화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국제 환경규제 강화와 에너지 전환 흐름 속에서 친환경 선박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중국 조선업체들이 아직 고난도 고부가 선종에서는 제한적인 경쟁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HD현대 입장에서는 기술 격차를 활용해 수익 중심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실적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전력기기 사업의 급성장이다. HD 현대 일렉트릭은 북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커지면서 변압기·전력기기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의 성장세가 단기 사이클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AI 산업 확대가 결국 대규모 전력 인프라 투자로 연결되고 있고, 미국의 제조업 리쇼어링 정책 역시 송배전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있어서다. HD현대가 울산 공장과 북미 생산 거점 증설에 나선 것도 이런 중장기 수요를 고려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건설기계 부문 역시 예상보다 빠른 회복 흐름을 보였다. HD Hyundai Site Solutions은 글로벌 수요 회복과 산업용 엔진 사업 성장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올해 초 진행된 건설기계 계열 통합 작업 효과가 향후 본격화될 경우 원가 절감과 제품 포트폴리오 효율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유 부문인 HD 현대 오일뱅크 역시 지정학적 변수 확대 속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지는 환경에서도 원료 조달 다변화와 공정 효율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한 점이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은 HD현대의 사업 구조가 과거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조선 업황에 따라 그룹 전체 실적 변동성이 컸지만, 지금은 전력기기·정유·서비스·애프터마켓 사업 등이 동시에 성장하며 포트폴리오 균형이 강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HD 현대 마린 솔루션의 애프터마켓 사업 확대는 상징적인 변화로 꼽힌다. 선박 인도 이후 유지보수와 디지털 솔루션, 친환경 개조 사업 등은 신규 선박 발주 경기와 무관하게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 특유의 경기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도 기대된다.

결국 이번 실적은 단순한 '조선 호황 수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HD현대가 각 사업 부문에서 고부가가치 전략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동시에 추진하며 산업 사이클 변동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변수도 남아 있다. 미국 금리 정책과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지정학 리스크 확대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특히 조선업 특성상 현재의 높은 수익성이 장기간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검증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HD현대가 과거보다 훨씬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갖춰가고 있다는 데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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