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8년 만에 방남하는 북한 축구팀의 비협조적 분위기로 대회 관계자들이 매일 같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은 경기 외 일정을 모두 비공개로 하고 싶다는 입장과 더불어 본래 수원FC위민과 함께 머물 호텔까지 주최 측에 변경을 요청한 상태로 알려졌다.
오는 20일부터 23일 동안 수원종합운동장에서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파이널 일정이 진행된다. 준결승으로 시작되는 이번 일정은 20일 오후 2시 맬버른시티(호주)와 도쿄베르디벨레자(일본), 같은 날 오후 7시 수원FC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북한)의 4강 단판승부가 예정됐다.
초미의 관심사는 단연코 북한 축구팀의 방남이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은 8년 만에 대한민국을 찾는 북한 스포츠 선수들이다. 마지막으로 북측 축구단이 방남한 사례는 2018년 10월 강원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종합경기장과 인제군 일원에서 열린 아리스포츠컵 국제축구대회에 북한 4.25체육단과 여명체육단 U15이 참가한 게 전부다.
지난 4일 대한축구협회는 “AFC로부터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이 한국에서 개최하는 2025-2026 AWCL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안내받았다”라고 발표했다. 이후 통일부는 내고향여자축구단의 방남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제반 절차를 마무리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중국 베이징을 경유, 오는 17일 인천국제공항으로 대한민국 땅을 밟는다. 현재 보도된 정보에 따르면 선수단 규모는 선수 27명, 스태프 12명으로 총 39명으로 별도의 응원단은 대동하지 않는다.
이례적인 북한 축구팀의 방남으로 스포츠계뿐만 아닌 각계 기관 및 단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축구협회, 한국여자축구연맹, 수원FC위민 등 본대회 관계자들은 국가 간 특수 관계로 순수한 스포츠 국가대항전이 정치적 상황으로 번지지 않기 위해 예민하면서도 꼼꼼하게 대회 일정을 준비 중이다. 그런데 북측 선수단의 입국 날이 다가올수록 내고향여자축구단의 잇따른 일정 비공개 요청과 숙소 변경 요구로 관계자들이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내고향여자축구단이 본 경기 외 일정을 모두 비공개로 하고 싶어한다는 입장이 알려졌다. 경기 전 진행되는 공식 기자회견 및 공식 훈련 참가 여부도 불투명하다. 관련해 관계자는 “내고향여자축구단이 들어온 뒤 미팅을 통해 최종적인 사안을 조율할 예정”이라며 “경기 전 기자회견 등 공식 일정에 대해서는 참가해야한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숙소 변경 건도 요청한 것이 알려졌다. 본래 대회 참가팀의 숙소는 공개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종전 수원FC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이 경기장 인근 위치한 노보텔 호텔에 함께 머문다는 사실이 불가피하게 알려졌다. 그런데 수원FC위민 관계자에 따르면 ‘내고향 측이 독립된 시설을 쓰고 싶다며 AFC 측에 숙소 변경을 요청한 상태’라며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AWCL은 원칙적으로 참가팀 간 동일 숙소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다만 국제대회 운영 현실상 호텔 내 동선 및 공간 분리가 가능할 경우 예외적으로 승인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실제로 두 선수단이 머물 노보텔 호텔에는 호주 맬버른시티도 함께 투숙할 예정이다. 수원FC위민 관계자는 “대회 간 AWCL 원정팀과 호텔을 같이 써왔다. 이번에도 반대편 대진인 멜버른과 도쿄베르디벨레자 역시 같은 호텔로 배정됐다. 다만 도쿄 측은 추가 비용을 내고 다른 호텔을 찾을 계획”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공식 기자회견, 공개 훈련 거부는 AWCL 규정과 얽혀 있기 때문에 불응 시 일정 금액의 벌금이 부과된다. AFC 징계 및 윤리위원회 재량에 따라 추가 제재가 가해질 수도 있다. 다만 숙소 변경 건은 규정에 얽힌 사안이 아니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하지만, 대회 관계자는 경기 당일 북한 축구팀의 믹스트존 불응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FC 규정상 대회 참가팀은 경기장 출입 시 반드시 취재진과 섞이는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을 통과해야 한다. 규정 위반 시 최소 1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는다. 공식 일정 거부와 잦은 변경 요구로 볼 때 내고향여자축구단의 당일 믹스드존 미통과 같은 실제 운영 과정에서 변수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설령 믹스트존을 통과하더라도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에는 불응할 가능성이 높다. 관련해 여자축구연맹 관계자는 “AFC규정상 진행이 원칙”이라며 “해당 팀 상황, 응대에 따라 달라질 여지가 있지만, 협회 및 연맹은 무조건 규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풋볼리스트, 수원FC위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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