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기름값 상승을 막기 위해 시작된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 두 달을 맞게 된 모습이다. 부담이 커진 상황 속 이젠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지난 3월13일 시작됐다.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조치로, 2주 단위로 가격을 고시한다.
벌써 5차례에 걸쳐 가격 조정과 동결이 이뤄졌다. 첫 시행 이후 2차 때 모든 유종이 210원씩 올랐고, 이후엔 가격이 지속 동결됐다.
지난 8일 0시부터 적용된 5차 최고가격은 리터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다. 2~4차와 동일한 수준이다.
정부의 가격 동결 배경엔 민생·물가 안정이 깔려있다. 최근 국가데이터처 발표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6% 올라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 조택영 기자
이를 두고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조치가 그나마 물가 상승률을 1.2%포인트(p) 낮춘 것으로 봤다. 즉 석유 최고가격제 등의 조치가 없었다면 물가가 더 상승했을 것이란 얘기다.
누적 인상 요인 해소는 숙제다. 정부는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 인상분을 의도적으로 전부 반영하지 않았다. 그동안 누적된 인상 억제분은 △휘발유 약 200원 △경유 약 400원 △등유 약 600원이다.
최고가격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기도 했으나, 누적된 인상 요인을 해소하기엔 부족한 형국이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해 발생하는 정유사의 손실을 사후에 보전하기로 한 바 있다. 제도 시행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손실보전 금액으로 6개월 치를 상정해 예비비 4조2000억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벌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인한 누적 손실액이 3조원대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석유 최고가격제 해제 시점과 방법에 대해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중동 전쟁 장기화 국면 속 석유 최고가격제 지속보단 가격 상승 요인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손실을 보전한다지만 최고가격제가 오래 유지될수록 결국 생산자인 정유사가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다"며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최고가격 대신 유류세 인하 등의 방식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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