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 전반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는 12일(현지시간)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와는 대체로 부합했다.
다만 상승 흐름은 가파르다. 지난 2월 2.4%, 3월 3.3%였던 상승률이 한 달 만에 0.5%포인트 확대됐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0.6%로 집계되며 물가 압력이 여전히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근원 물가는 전년 대비 2.8%,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이번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에너지 가격이다.
4월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3.8% 상승하며 전체 물가 상승분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에너지 상품은 한 달 사이 5.6% 올랐고, 휘발유와 연료유 가격도 각각 5.4%, 5.8% 상승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상승폭은 더욱 크다. 에너지 지수는 1년 전보다 17.9% 상승했고, 에너지 상품과 휘발유, 연료유는 각각 29.2%, 28.4%, 54.3% 급등했다.
주거비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 물가 압력도 여전히 견고하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6% 상승하며 전체 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주거비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약 3분의 1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항목이다.
식품 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4월 식품 가격은 전월 대비 0.5% 상승했고, 육류·가금류·생선·달걀 가격은 1.3% 올랐다. 특히 소고기 가격은 2.7% 상승하며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항공료 역시 전월 대비 2.8% 상승했고, 1년 기준으로는 20.7%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서비스 물가의 구조적 압력이 맞물리면서 물가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도 늦춰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당초 상반기 중 금리 인하 기대가 있었지만, 최근 물가 흐름을 감안하면 하반기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 관계자는 "현재 물가는 일시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적인 상황"이라며 "특히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지 않는 한 물가 하락 속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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