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026 핸드볼 H리그는 단순한 우승 경쟁 이상의 시즌이었다.
남자부에선 인천도시공사가 창단 20년 만에 처음 정상에 섰고, 여자부에선 광명 SK슈가글라이더즈(SK슈글즈)가 사상 첫 통합 3연패를 완성하며 새로운 왕조를 세웠다. 공통점은 있었다. 두 팀 모두 화려한 스타보다 ‘조직력’과 ‘버티는 힘’을 앞세웠다는 점이다.
여자부를 지배한 SK슈글즈의 김경진 감독은 시즌 내내 “오래 강한 팀은 결국 수비가 만든다”는 철학을 강조했다. SK슈글즈는 정규리그 21전 전승과 함께 최소 실점(518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균형감을 보여줬다.
시즌 전 에이스 유소정의 일본 이적으로 우려도 있었지만, 최지혜와 윤예진 등이 빠르게 녹아들며 오히려 조직력이 더 단단해졌다.
김 감독은 “예전에는 공격은 화려했지만 수비가 흔들리는 팀이었다”며 “지금은 밀리고 있어도 수비로 흐름을 되찾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했다.
삼척시청과 챔피언결정전에서도 SK슈글즈는 1차전을 내준 뒤 2·3차전을 잡아내며 저력을 증명하며 정상에 섰다. 화려함보다 협력 수비와 팀워크를 앞세운 결과였다.
남자부에선 인천도시공사가 가장 강렬한 변화를 만들었다. 장인익 감독 체제 아래 인천도시공사는 스피드를 극대화한 ‘빠른 핸드볼’로 리그 판도를 흔들었다.
남자부 최초 단일 시즌 700골을 돌파한 733골을 기록했고, 14연승까지 질주하며 두산의 10시즌 연속 통합우승 시대를 끝냈다.
하지만 우승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장 감독은 시즌 중 식도암 판정을 받고 항암 치료를 병행하면서도 벤치를 지켰다. 그는 “사실 포기하려 했는데 선수들이 생각나 다시 돌아왔다”며 “힘든 순간마다 선수들이 끝까지 버텨준 게 가장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시즌 H리그를 관통한 키워드는 공격도 스타도 아닌 ‘팀’이었다.
SK슈글즈는 수비로 왕조를 완성했고, 인천도시공사는 서로 버티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오래 기억될 우승에는 결국 함께 뛰는 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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