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일본이 주목한 교보문고의 ‘책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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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 일본이 주목한 교보문고의 ‘책 철학’

포인트경제 2026-05-13 12:49: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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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압박 속에서도 지켜온 창업 철학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일본 출판문화권도 주목
교보문고, 서점을 넘어 한국 독서문화의 상징으로

[포인트경제]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를 상징하는 이 문장은 단순한 광고 문구가 아니다. 교보문고 창업자인 고 신용호(慎鏞虎) 회장이 남긴 철학이다. 일본의 한국책 전문 서점과 출판문화 사이트에서도 이 문구는 종종 소개돼 왔다. 일본 한국책 전문 서점 체커리(チェッコリ)는 신용호 회장의 생애와 함께 이 문장을 전했고, 일본 그림책 정보 사이트 에혼나비(絵本ナビ) 역시 관련 서적을 소개하며 “人は本をつくり、本は人をつくる”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교보문고 전경/교보문고 제공(포인트경제) 교보문고 전경/교보문고 제공(포인트경제)

최근 일본 출판업계가 교보문고를 흥미롭게 바라보는 이유도 단순히 한국의 대형 서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디지털 전환과 독서 인구 감소 속에서도 오프라인 서점 공간을 유지하려는 모습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종이책 시장 축소와 전자책 확산으로 서점 감소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 출판문화산업진흥재단에 따르면 지방을 중심으로 서점이 없는 지역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대형 서점조차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

그런 가운데 교보문고는 오랜 기간 오프라인 대형 서점 체제를 유지해 왔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교보문고는 2024년 적자를 기록했으나 2025년에는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온라인 시장 확대와 독서 인구 감소 영향 속에서 국내 대형 오프라인 서점업계 전반의 수익성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교보문고 전경/교보문고 제공(포인트경제) 교보문고 전경/교보문고 제공(포인트경제)

그럼에도 교보문고가 쉽게 축소되지 않는 이유로는 창업 철학과 상징성이 자주 거론된다.

현재 교보문고는 교보생명 계열사다. 교보생명은 교보문고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이며, 신창재 회장은 창업자인 신용호 회장의 철학을 이어받아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익만 따진다면 대형 오프라인 서점 유지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교보문고는 단순한 계열사를 넘어 그룹의 상징적 존재”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교보생명이 금융 중심 사업구조를 가진 기업이라는 점에서, 서점을 계속 운영하는 것 자체가 독특하다는 평가도 있다.

교보문고 전경/교보문고 제공(포인트경제) 교보문고 전경/교보문고 제공(포인트경제)

일본 출판문화권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흥미로운 비교 대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수익성이 낮아진 서점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의 교보문고는 광화문 대형 매장을 유지하면서 책과 문구, 전시, 문화공간을 결합한 형태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광화문 교보문고를 찾는 일본인 관광객도 적지 않다. 일본 관광 블로그와 SNS에서는 “서울에 가면 꼭 들르는 장소”, “책을 사지 않아도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이라는 평가가 올라오고 있다.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도시의 문화 공간처럼 느껴진다는 반응이다.

광화문 교보문고에서는 학생들이 바닥에 앉아 책을 읽고, 직장인들이 약속 시간 전 서점을 둘러보며,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문구와 아동 코너를 찾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본 서점의 조용한 분위기와는 또 다른 활기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일본 언론이 교보문고 판매 순위를 인용해 한국 독서 열기를 보도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한강 작가 수상 직후 교보문고에서 관련 작품이 판매 순위 상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교보문고는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한국 사회의 문화 흐름을 보여주는 장소처럼 활용됐다.

교보문고 전경/교보문고 제공(포인트경제) 교보문고 전경/교보문고 제공(포인트경제)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종이책의 위기를 말하는 목소리는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교보문고는 여전히 서울 한복판에서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수익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공간이라는 점에서, 일본 출판업계 역시 교보문고를 흥미로운 사례로 바라본다.

어쩌면 일본이 교보문고에 주목하는 이유는 한국의 성공한 서점이어서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수익성 압박과 시장 변화 속에서도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설립 이념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모습 때문인지도 모른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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