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가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 증가와 고령화로 의료 · 건강관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동물의약품과 영양제, 진단 서비스 등이 제약사들의 신규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중은 전체 가구의 4분의 1 안팎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 및 컨설팅 기관에서는 국내 펫케어 산업 규모가 2020년 약 3조원대 초반에서 2027년 6조원대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7세 이상 반려견 증가…고령화가 시장 키운다
반려동물 고령화가 시장 확대를 이끄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반려견 가운데 9세 이상 노령견 비중은 4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반려견 고령화 추세가 뚜렷하다.
이에 따라 관절 ·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 관리와 전반적인 건강 유지에 대한 보호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헬스케어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연간 의료 · 건강관리 지출 역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단순 사료 구매를 넘어 치료제와 건강기능식품, 피부 · 관절 관리 제품 등으로 소비 영역이 세분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요 제약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종근당 계열사 종근당바이오는 프로바이오틱스 기술을 바탕으로 반려동물 전용 유산균 제품을 선보이며 장 건강과 면역 기능 관리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장·피부·관절·구강 등 다양한 건강 관리용 제품군을 시장에 내놓고 펫 전문 채널과 온라인 등을 통해 판매를 확대하는 등 사업을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대웅제약은 마이크로바이옴 등 바이오 연구 역량을 활용해 반려동물 장 건강 및 피부 관리에 적용 가능한 소재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인체용 의약품과 헬스케어 사업에서 축적한 개발·마케팅 경험을 펫 헬스케어 분야로 확장하는 방안을 모색하며,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통해 관련 사업 기회를 살피는 분위기다.
일동제약 역시 프로바이오틱스 경쟁력을 기반으로 반려동물용 영양제·건강기능식품 영역 진출을 추진하며 제품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보령도 헬스케어 사업 다각화 전략의 연장선에서 반려동물 시장을 잠재 성장 영역으로 주목하는 기류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반려동물 건강관리 서비스와도 연계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령 역시 라이프사이언스·헬스케어 사업 확대 전략 속에서 반려동물 헬스케어를 포함한 신규 사업 기회를 검토하는 단계로 전해진다.
글로벌 동물 헬스케어 시장도 고성장
글로벌 시장도 성장세가 빨라지고 있다. 해외 시장조사기관들은 반려동물 관련 헬스케어·펫케어 시장이 수백억달러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연 6~8% 안팎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물의약품 시장 역시 2020년대 중반까지 연 6%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백신과 항생제, 만성질환 치료제 등에서 글로벌 제약사의 경쟁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국내 시장 역시 이 같은 흐름을 따라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려동물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예방 · 진단 · 치료를 포함한 의료 서비스와 영양 관리, 만성질환 케어 등 전문 헬스케어 수요가 확대되면서 시장 구조가 고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약 · 바이오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인체용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쌓은 연구개발 역량과 품질관리 체계를 활용해 반려동물 헬스케어 분야로 사업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동물용 의약품은 사람 의약품과 다른 인허가 체계를 적용받아 개발 기간과 비용 부담이 크고 여전히 시장 규모가 제한적인 점은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시장이 단순 소비 중심에서 건강관리와 치료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제약사 입장에서는 기존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해 신규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분야인 만큼 향후 관련 투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뉴스 손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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