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기대감 표출 속 美 무역전쟁 문제도 비판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 직전 중국 관영 매체들이 미중관계의 안정과 협력을 강조하는 한편 대만과 무역 문제 등과 관련한 견제의 메시지를 냈다.
이들 매체는 표면적으로는 9년 만의 미국 대통령의 방중과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중국의 핵심 이익과 레드라인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회담 성공의 전제 조건이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3일 칼럼을 통해 "협력은 중미 양국의 유일한 올바른 선택"이라면서도 대만 문제를 양국 관계의 순항을 뒤흔들 수 있는 "위험한 암초"에 비유했다.
인민일보는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민감한 핵심 문제이며 정치적 기초와 관련된다"라면서 "시진핑 주석은 여러 차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 측의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칙과 마지노선을 명확히 하는 것이야말로 미중 관계에 심각한 위험이 나타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이란전쟁 중재 역할 등을 지렛대로 삼아 미국 측의 '대만 독립 반대'라는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끌어낼 것이라는 관측 속에 미국의 대만에 대한 대규모 무기 패키지 판매라는 현안도 회담의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미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과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전날 밤 시평 코너를 통해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확고한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 측에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이 매체는 "이번에 양국 정상이 베이징에서 만나는 것은 중요한 역사적인 시점에 이뤄지는 중대한 전략적 대화"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중국 측은 국가 주권, 안보, 발전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 추호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만 문제와 민주 인권 등을 이른바 '레드라인'이라고 명명하며 "(이에 대한) 도전은 용인되지 않으니 미국 측은 중국 내정에 간섭하면서 중국이 미국 측의 관심 의제에 협조해주기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지난해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관세 전쟁과 미국 측의 핵심 기술 통제 등과 관련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양국은 지난해 10월 말 부산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역전쟁 '휴전'을 연장한 상태이며 이번 베이징 회담에서도 무역 문제를 핵심 의제로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인민일보는 "경제·무역은 최근 몇 년 새 중국과 미국의 이견이 두드러진 분야이자 양국 관계의 본질을 분명히 볼 수 있는 창구"라면서 "정상적인 경제·무역 협력을 방해한 조치들은 미국의 무역적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했다"고 했다.
신화통신도 "일정 기간 미국 측이 무역과 과학기술 문제에서 보여준 방식은 양국 관계에 교란과 충격을 가져왔다"라면서 "두 대국 사이에 이견은 피하기 어렵지만 일방적 압박과 패권적 강권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로 외국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관영 영자지는 다소 우회적으로 비판을 가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양자 관계의 모든 움직임은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라면서 "경제·무역 관계는 걸림돌이나 긴장의 근원이 아니라 균형추이자 추진력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오래전부터 양자 영역을 넘어섰고 세계 평화와 인류의 미래를 형성하는 핵심 요인이 됐다"면서 "세계가 바라는 것은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압도하거나 개조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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