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양안(중국과 대만)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만군의 전투기와 탄약고 등이 구글 지도 등에 그대로 노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집권 민진당 린쥔셴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전날 입법원(국회)에 시정 보고를 위해 출석한 줘룽타이 행정원장(총리 격)을 상대로 이런 문제를 지적했다.
린 의원은 최근 대만 디지털발전부(MODA)가 공공부문의 사용을 전면 금지한 중국산 지도 애플리케이션(앱) 가오더(高德)가 대만 현지 적색 신호등의 남은 시간을 정확하게 표시해 총통과 부총통 관저의 출입 상황도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가운데 국제적인 지도 플랫폼에도 민감한 군사 시설이 매우 선명하게 공개돼 국가안보의 '구멍'이 뚫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글 지도에서 대만 화롄 자산 공군기지의 활주로, 탄약고, 지휘부 건물 및 지하 기지로 이동하는 전투기의 터널 입구도 선명하게 보인다고 덧붙였다.
화롄 자산 공군기지에는 미국에서 개발된 공대공 미사일 AIM-9X 사이드와인더가 탑재된 대만의 최신예 전투기 F-16V가 배치돼 있다.
특히 해당 기지는 대만 중앙산맥 지하에 설치된 지하 공군 기지로 중국군의 기습 공격 등에 대비해 공군 전력 보존 차원에서 조성됐다. 유사시 250대 이상의 전투기를 보호할 수 있으며 8t 중량의 철문이 60초 이내에 열려 전투기 보호와 긴급 출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린 의원은 중국 네티즌이 이런 공개 지도를 통해 대만 공군 기지의 신축 건물과 내무반 등을 확인하고 심지어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시찰한 중부 타이중 칭수이 지역의 정확한 부대 위치도 추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프랑스는 군사·보안 시설을 가림 처리하도록 규정하는 법률이 있지만 대만은 현재까지 이와 관련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린 의원은 애플 지도가 대만의 민감한 사항에 대한 가림 처리에 나섰지만, 구글 지도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Bing) 지도는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줘 행정원장은 MODA를 통해 이들 국제적 플랫폼에 개선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린이징 MODA 부장(장관)은 내정부에 토지측량 및 지도 제작 관련 법률인 국토측회법이 있다면서 내정부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2012년과 2016년, 2019년, 2023년에 이어 2024년 3월과 4월, 5월에 구글 지도상에 대만 군사시설물 위치가 노출된 바 있다.
당시 대만 당국은 구글 측에 민감한 시설물의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런 국가 안보 기밀이 인터넷을 통한 노출에 대한 대응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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