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노동법 개정…노동자·농민 정년 남성 60세·여성 55세 유지
노동시작연령·선거연령 17·18세 상향…"의무교육제 고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북한이 고령화 추세를 반영해 사무직 근로자의 법정 정년을 남성 63세, 여성 58세로 3년 연장한 사실이 북한 학술지를 통해 확인됐다.
연합뉴스가 13일 입수한 김일성종합대학학보 제72권 2026년 제1호(법률학)에는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 '우리 공화국에서 로동나이에 대한 법적규제의 중요내용'이 실렸다.
이 논문은 북한의 노동연령 관련 법적규제의 주요 내용을 다루면서 "2024년 9월 19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제1730호로 수정보충된 로동법은 제74조에서 로동자, 농민이 년로보장을 받을 수 있는 나이는 남자 60살, 녀자 55살이며 사무원이 년로보장을 받을 수 있는 나이는 남자 63살, 녀자 58살"이라고 언급했다.
북한의 기존 노동법은 노동이 끝나고 국가로부터 연로연금 등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가 발생하는 나이인 연로보장 나이를 남자 60세, 여자 55세로 규정했는데 사무직 근로자는 이를 3년 연장한 것이다.
북한이 헌법에서 규정한 노동가능 연령을 상향조정한 사실은 앞서 알려졌지만, 사무원 정년을 연장한 사실이 북한 자료를 통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사무원 외에 노동자와 농민의 정년은 종전대로 남자 60세, 여자 55세로 유지됐다.
논문은 1978년에 채택된 노동법에서는 "로동이 끝나는 나이를 남자 60살, 여자 55살로 규정하였으나 수정보충된 노동법은 근로자를 로동자·농민·사무원으로 구분하고 성별에 따른 정년을 규제했다"고 부연했다.
사무원 정년 연장은 고령화 추세와 연금제도상의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논문은 설명했다.
논문은 "수정보충된 로동법에서 로동 끝나는 나이에 대한 법적규제는 년금제도 발전의 합법칙성과 지능로동이 끊임없이 확대되는 현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며 "인구가 고령화되고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조건에서 년금나이가 올라가는 것은 합법칙적인 현상"이라고 부연했다.
북한도 남한과 마찬가지로 저출산·고령화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노동 강도가 낮은 사무직에 한해 연금수령을 시작하는 퇴직 연령을 높임으로써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고 연금 재정의 안정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 북한의 주요통계지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북한 인구 2천587만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은 11.4%로, 유엔 기준으로 '고령화 사회'(노인 비중 7% 이상)에 해당한다.
북한의 합계출산율은 2024년 1.60명으로 인구 유지를 위한 2.1명에 못 미친다.
한편 북한은 2024년 10월 헌법을 개정하면서 노동시작 연령을 기존 16세에서 17세로, 선거 및 피선거 연령을 17세에서 18세로 각각 한살씩 상향조정했다.
논문은 이에 대해 2012년 최고인민회의 법령으로 제정되고 2014년부터 시행된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반영한 조치라고 밝혔다.
논문은 노동시작 나이를 높인 것이 "조선사람의 육체적 능력 정도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으며 동시에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의 철저한 실현을 담보할 수 있게 하는 정당한 규제"라고 주장했다.
또 같은 학술지에 실린 '공화국 선거제도에서 선거나이와 선거위원회에 대한 분석' 논문은 12년 의무교육제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졸업생 나이가 2024년부터 16세에서 17세로 바뀌어 선거연령을 조정할 필요가 생겼고, 선거연령이 18세가 되면서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한 뒤에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논문은 또한 세계 여러 나라가 선거연령보다 피선거연령을 높게 규정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8살 이상의 모든 공민은 성별, 민족별, 직업, 거주기간, 재산과 지식 정도, 당별, 정견, 신앙과 관계없이 선거할 권리와 선거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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