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떼먹고 식자재 강매 휴게소, 도공 전관 ‘갑질·로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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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떼먹고 식자재 강매 휴게소, 도공 전관 ‘갑질·로비’ 걸렸다

이데일리 2026-05-13 11:00: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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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입점 소상공인들에게 지급돼야 할 납품대금 53억원이 장기간 지급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일부 운영업체는 식자재 강매와 고압적 갑질을 벌였고, 한국도로공사 전관이 휴게소 운영 과정에 개입해 로비를 했다는 신고까지 접수됐다.

정부는 휴게소 음식값이 비싸고 서비스 품질이 낮다는 지적의 배경에 중간 운영업체 중심의 다단계 구조가 있다고 보고 운영 체계 전면 개편에 착수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월 13일 경부고속도로 내 휴게소를 찾아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사진=국토교통부)


◇246개 중 7개 휴게소서 납품대급 미지급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3일부터 30일까지 도로공사 관할 휴게소 215곳과 민자고속도로 휴게소 31곳 등 전국 246개 휴게소를 대상으로 긴급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총 58건의 불공정행위 신고가 접수됐다고 13일 밝혔다. 이 가운데 20건은 납품대금 미지급, 나머지 38건은 갑질·전관 개입·식자재 강매·임금체불 등 기타 불공정행위 사례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흥 임대·기흥 민자·충주·망향 휴게소 등 기존 논란이 됐던 4개 휴게소 외에 평택호·송산포도·예산예당호 휴게소 등 민자 고속도로 휴게소 3곳이 추가 적발됐다. 총 7개 휴게소에서 53억원 규모 납품대금 미지급 사례가 확인됐고 이 가운데 약 48억원은 조사 과정에서 상당 부분 지급됐다.

운영업체별로 보면 기흥 임대·충주 휴게소는 인앤아웃, 기흥 민자는 세븐스마일, 망향은 JS물산이 운영했다. 국토부는 이들 업체가 각각 독립법인이지만 지분 관계로 얽혀 있어 사실상 동일 오너 체계라고 설명했다.

반면 추가 적발된 민자 휴게소 운영사인 이도(평택호·예산예당호)와 부자(송산포도)는 장기 체불보다는 일시적 지급 지연 성격이 강했고 조사 직후 대부분 정산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중간 운영업체 중심 구조’를 지목했다. 현재는 입점업체 매출이 점주에게 바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중간 운영업체로 먼저 모인 뒤 다시 배분되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과도한 수수료와 대금 미지급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장원 국토부 도로관리과장은 “현재 구조는 도로공사와 중간 운영업체, 입점업체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라며 “예컨대 호두과자 하나를 사도 매출이 입점업체가 아니라 중간 운영업체로 먼저 들어가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는 입점업체가 매출을 받고 위로 임대료를 내는 게 정상인데 지금은 거꾸로 돼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간 운영업체를 퇴출하고 도로공사와 입점업체 간 직계약 구조로 순차 전환할 예정이다.

◇휴게소 비싸고 맛없는 이유는 ‘다단계 구조’

국토부는 이 같은 구조가 휴게소 음식 가격 논란과도 연결돼 있다고 보고 있다. 중간 운영업체가 다수 입점업체와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중간 수수료가 누적되며 음식 가격은 높아지고 서비스 품질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말 “휴게소가 맛이 없는 데 왜 이리 비싸냐”며 “알고 보니 몇 단계 거치면서 중간중간 임대료, 수수료 떼먹는 게 절반이더라”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후 국토부는 관련 개선 과제를 검토해왔으며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개선을 추진 중이다.

조사 과정에서는 각종 갑질 사례도 접수됐다. 중간 운영업체가 부담해야 할 급·배수시설 관리비나 간판 설치 비용 등을 입점업체에 떠넘기거나 특정 거래처 식자재 사용을 사실상 강요했다는 신고가 대표적이다.

일부 운영업체의 임금체불, 입점업체 운영권 전대차 사례도 확인됐다. 특히 입점 소상공인이 도로공사에 갑질을 신고했는데도 민원인 신원이 운영업체에 전달돼 불이익을 받았다는 신고와 도로공사 전관이 중간 운영업체 자회사에 취업해 휴게소 입점 알선과 로비 활동을 했다는 의혹도 접수됐다.

국토부는 피해자 특정 우려로 구체적 사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고압적인 갑질과 비상식적인 행위들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입점업체 간담회 역시 피해자 노출을 막기 위해 도로공사와 운영업체 관계자들을 배제한 채 별도 국토관리사무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향후 불공정행위 업체에 대해 휴게소 운영평가에서 징벌적 감점을 부과하고 최대 계약해지까지 가능하도록 제도를 손질할 계획이다. 이 과장은 “평가 결과 5등급을 받으면 계약 해지 대상이 된다”며 “계약 해지 시 공백이 발생하면 도로공사가 임시로 운영을 맡아서라도 입점업체 영업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그간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불공정행위들이 여럿 확인됐다”며 “후속 조치와 재발방지 대책을 철저히 이행해 고속도로 내 불공정행위를 근본적으로 바로잡고 국민 편익이 증진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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