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행동하는 AI’로 초격차 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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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행동하는 AI’로 초격차 벌린다

이슈메이커 2026-05-13 09:2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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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행동하는 AI’로 초격차 벌린다

LG전자가 부진을 털어내고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 원대에 복귀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특히 매출은 역대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국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와중에 주력인 생활가전과 전장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집중한 것이 호성적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LG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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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돌파한 ‘수익성 중심’ 전략
LG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23조 7,330억 원, 영업이익 1조 6,736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4%, 33% 늘어난 것으로, 매출의 경우 역대 분기 최대 기록이다. 특히 1,09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지난해 4분기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앞서 LG전자는 직전 분기 2016년 4분기의 영업손실 352억 원을 기록한 이후 9년 만에 적자를 냈다. 하지만 강도 높은 수익성 개선 노력으로 1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관세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류비 압박 속에서도 수익성을 방어해냈다는 점이다. LG전자는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해 원가를 절감했고 글로벌 사우스 진출과 연계해 브라질에 2억 달러 규모 신규 생산시설 구축을 추진하는 등 해외 생산거점도 늘리는 전략에 집중했다. 지난해 희망퇴직에 따른 인건비 절감 효과와 사내 인공지능(AI) 교육과 도입도 비용 효율화에 기여했다.

 

류재철 CEO 부임 이후 LG전자가 부진을 털어내고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 원대에 복귀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LG전자 뉴스룸
류재철 CEO 부임 이후 LG전자가 부진을 털어내고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 원대에 복귀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LG전자 뉴스룸


  구체적으로 보면 전통적인 주력 분야인 생활가전 사업은 시장 수요 변화에 맞춰 프리미엄과 볼륨존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을 추진한 게 주효했다. 일부 프리미엄 제품군의 가격 인상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한 것도 수익성을 극대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가전 구독 등에서도 비중도 확대해 전년 대비 30%가량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운영 효율화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웹OS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수익성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새로운 먹거리로 내세우고 있는 전장 사업의 경우 탄탄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안정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전장을 담당하는 차량솔루션(VS)사업은 1분기 영업이익이 50% 이상 증가한 2,0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전통적인 주력 분야인 생활가전 사업은 시장 수요 변화에 맞춰 프리미엄과 볼륨존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을 추진하며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LG전자 뉴스룸
전통적인 주력 분야인 생활가전 사업은 시장 수요 변화에 맞춰 프리미엄과 볼륨존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을 추진하며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LG전자 뉴스룸

 

“기술 넘어 현장 적용력이 핵심”
LG전자의 올해 핵심 전략은 로봇을 중심으로 한 AI 사업 진출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공장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제조 경쟁력은 이제 기술 보유를 넘어 ‘현장 적용 능력’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실제 생산라인에 기술을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구현하느냐가 기업 간 격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LG전자는 지난 70년간 축적한 제조 경험과 방대한 생산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자율형 제조 체계로 구체화하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링크드인에 올린 글을 통해 “글로벌 시장은 단순히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아니라, 이를 실제 환경에서 대규모로 적용해 본 경험을 요구하고 있다”며 “검증된 솔루션을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가 차세대 제조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의 피지컬 AI는 실제 생산 현장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자동화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 세계 60여 개 공장을 70년간 설계 및 운영하며 확보한 제조 데이터를 학습 기반으로 삼아, 로봇과 설비가 공정 상황을 인식하고 스스로 최적의 작업 방식을 선택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이러한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스마트팩토리 사업도 본격 확대하고 있다. 단순한 자동화 솔루션 공급을 넘어 생산·물류·품질을 통합한 체계를 구축하고, 공장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변화 관리까지 포함하는 ‘솔루션 엔지니어링 파트너’로 포지셔닝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글로벌 사우스 진출과 연계해 브라질에 2억 달러 규모 신규 생산시설 구축을 추진하는 등 해외 생산거점도 늘리는 전략에 집중했다. ⓒLG전자 뉴스룸
LG전자는 글로벌 사우스 진출과 연계해 브라질에 2억 달러 규모 신규 생산시설 구축을 추진하는 등 해외 생산거점도 늘리는 전략에 집중했다. ⓒLG전자 뉴스룸

 


  이러한 접근은 이미 내부 제조 현장에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창원 LG 스마트파크에서는 생산성이 약 17% 향상됐고 자동화 수준은 45%까지 높아진 걸로 전해졌다.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도 자동화율이 60%에 달했으며, 불량률은 61% 감소하고 테스트 시간은 22% 단축됐다. 두 공장은 모두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등대공장’으로 지정되며 기술력을 입증받았다. 내부 검증을 기반으로 한 외부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차와 이차전지, 반도체, 중공업, 물류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협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실제 수주로 이어지는 사례도 빠르게 늘고 있다.


  향후 전략은 글로벌 확장과 기술 고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북미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동시에, 피지컬 AI 기반 무인·자율 공장 구현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10억 달러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엔지니어 출신인 류 사장은 LG전자의 역대 CEO 가운데 유일한 ‘현장형 기술 리더’로 꼽힌다. ⓒLG전자 뉴스룸
엔지니어 출신인 류 사장은 LG전자의 역대 CEO 가운데 유일한 ‘현장형 기술 리더’로 꼽힌다. ⓒLG전자 뉴스룸

 

현장형 기술 리더 류재철의 뚝심
LG전자의 AI 전략은 해를 거듭할수록 구체성을 더하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5에서는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을 내세웠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집, 사무실, 취미공간, 차량 등 다양한 공간 속에 녹아든 공감지능으로 변화하는 고객의 삶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올해는 ‘행동하는 AI(AI in Action)’로 비전을 한 단계 진화시켰다. 류재철 대표는 ‘공감지능이 고객을 위해 직접 행동하기 시작한다면?’이라는 가정을 화두로 제시했다. 그는 LG전자가 탁월한 제품, 공감지능, 연결된 생태계를 기반으로 행동하는 AI 시대를 이끌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AI 기능을 탑재한 가전을 넘어서 집 안의 기기들이 상황을 인식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제로 레이버 홈(Zero Labor Home)’이 핵심 비전이다.


  그 기반에는 3년 이상 연구개발 끝에 2023년 선보인 가정용 온디바이스 AI칩 ‘DQ-C’가 있다. 클라우드 없이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을 처리하는 이 칩은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등 주요 가전에 확대 적용되며 LG 하드웨어 경쟁력의 근간이 되고 있다.


  이처럼 류 사장이 지난해 말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이후 LG전자 내에서 기술 강화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류 사장 취임 후 주요 사업 담당자들이 모이는 사업 기술 점검 회의를 만들어 매주 진행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주 3회 열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주로 로봇,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등 그가 전략 과제로 선정한 미래 사업이 점검 대상이다. 


  엔지니어 출신인 류 사장은 LG전자의 역대 CEO 가운데 유일한 ‘현장형 기술 리더’다. 1989년 금성사 가전연구소에 입사한 이후 36년을 LG전자에서 보낸 그는 재직 기간의 약 절반을 연구개발 분야에서, 나머지를 사업 경영에서 보내며 기술과 경영을 모두 이해하는 경영자로 성장했다.


  2021년 H&A사업본부장 취임 이후 세계적인 소비 위축 국면에서도 연평균 7%의 매출 성장을 기록해 가전(HS) 사업을 글로벌 매출 1위로 이끌며 탁월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제 그는 이러한 성공 경험을 가전을 넘어 LG전자 전체에 확산시키는 임무를 맡았다. 제품 기획부터 생산, 영업까지 가전 산업 전 영역의 경험을 갖춘 리더로서 그가 전개해 갈 LG전자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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