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삼성전자 노사의 2026년 임금협약 사후조정이 끝내 결렬되면서 오는 21일 총파업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성과급 지급 기준과 상한 폐지를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가운데, 반도체 초호황기와 맞물린 갈등이 생산 차질과 공급망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2일 오전 10시부터 13일 새벽 3시까지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전날 1차 회의까지 포함하면 이틀간 28시간 넘게 협상이 이어졌지만 핵심 쟁점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사후조정은 기존 조정 절차 종료 이후에도 노사 합의로 다시 노동쟁의 해결을 시도하는 절차다. 중노위가 중재 역할을 맡고 조정안이 수용될 경우 단체협약과 같은 법적 효력을 갖는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3월 중노위 조정에서도 합의에 실패한 뒤 지난 11일부터 협상을 재개했지만 결국 결렬됐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의 최승호 위원장은 회의 종료 직후 “노사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조정안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퇴보한 안이 나왔다”며 “사후조정 최종 결렬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성과급 제도의 구조적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 초과이익성과금(OPI) 제도를 유지한 채 성과급 상한 50%를 그대로 둔 조정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초기업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확보하고 성과급 상한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사업부가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달성할 경우 경쟁사 이상의 특별 포상을 지급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성과급 재원으로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활용하는 방안과 함께 총 6.2% 임금 인상, 최대 5억원 규모 주거 안정 지원, 출산 경조금 상향, 직급별 샐러리캡 조정 등의 복지 패키지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노조는 성과급 제도의 투명성과 제도화를 핵심 요구 사항으로 내세우며 총파업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총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이 4만1000명 수준이며, 현재 분위기라면 5만명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당분간 추가 협상보다는 사측이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대응에 집중할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자율 협상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회사가 제대로 된 안건을 가져온다면 들어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중노위는 협상 종료 후 “노사 양측 주장을 바탕으로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지만 입장 차가 컸고, 노동조합 측이 사후조정 중단을 요청해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절차를 종료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노사가 합의할 경우 추가 사후조정 지원은 가능하다는 입장도 함께 내놨다.
산업계에서는 실제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단기 생산 차질을 넘어 중장기 공급망 리스크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국면에서 고객사 이탈이나 생산 신뢰도 저하가 발생할 경우 피해 규모가 수십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도 거론된다. 긴급조정권은 쟁의행위가 국민 경제나 일상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을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제도다. 발동 시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되고 중노위 조정·중재 절차가 진행된다.
다만 긴급조정권은 극히 예외적으로만 사용돼 왔다. 과거 대한조선공사, 현대자동차,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등 네 차례에만 발동된 바 있다. 정부가 실제로 해당 카드를 꺼낼 경우 산업 피해 최소화와 노동권 제한 논란이 동시에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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