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부상병 후송까지 무인으로…한화, 루마니아서 '미래전장'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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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부상병 후송까지 무인으로…한화, 루마니아서 '미래전장' 공개

이데일리 2026-05-13 09:16: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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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쿠레슈티(루마니아)=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12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외곽 겐차(Ghencea) 야외전술훈련장에 루마니아 육군참모총장 치프리안 마린 중장을 비롯한 군 장성들이 운집했다. ‘BSDA(Black Sea Defense & Aerospace) 2026’ 전시회를 계기로 열린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솔루션 기업들의 성능 시연을 참관하기 위해서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은 무인 전투체계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루마니아 역시 1000대 이상 규모의 무인지상차량(UGV)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황갈색 먼지를 일으키며 등장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차륜형 장갑차 ‘타이곤(TIGON)과 차륜형 UGV ‘그런트(GRUNT)’, 궤도형 UGV ‘테미스-K(THeMIS-K)’는 이날 훈련장을 압도했다.

12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겐차 야외전술훈련장에서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성능시연이 진행된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시연 이후 참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그런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독자 개발한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Airon-SMET)’의 성능개량형 버전이다. 테미스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도 운용 중인 에스토니아 밀렘 로보틱스의 글로벌 UGV 베스트 셀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밀렘 로보틱스와 협력해 루마니아 UGV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지금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무인 복합작전 통합 시연을 시작하겠습니다.”

사회자 멘트와 함께 세 플랫폼이 동시 기동했다. 선두에 선 타이곤이 1000마력급 파워팩 성능을 과시하듯 속도를 높이자 그런트와 테미스가 차량 추종 모드로 뒤를 따랐다. 참호 구간에서도 두 UGV는 일정 간격을 유지한 채 안정적으로 기동했다. 중간지점에 도착한 타이곤이 병력을 하차시키자 그런트는 후방에서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활용해 360도 경계 임무를 수행했다. 이어 병력들은 유선 조종 방식으로 그런트를 하역 지점으로 유도했다. 한화 측은 전자전·재밍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12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겐차 야외전술훈련장에서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성능시연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런트(앞)와 테미스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어 보급 임무가 시작됐다. 그런트는 최대 900㎏ 적재 능력을 활용해 탄약 상자들을 운반했다. 사회자는 “병력이 직접 운반해야 했던 중량 물자를 무인체계가 대신함으로써 작전 피로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트는 이동형 전력 ‘허브’ 역할도 수행했다. 그런트가 테미스에 접근해 충전하는 장면이 연출됐는데, 그런트는 최대 2kW급 충전 능력을 통해 드론과 전자장비, 다른 UGV까지 동시에 지원 가능하다는게 한화 측 설명이다.

시연 후반부에는 드론 공중감시와 정찰 임무가 이어졌다. 상공의 드론이 위험지역을 선제적으로 감시했고, 지상에서는 그런트와 테미스가 EO/IR 장비를 활용해 정찰 임무를 수행했다. 그런트의 EO 장비는 약 4㎞ 거리의 표적 탐지가 가능하며, IR 장비는 야간에도 약 1.5㎞ 수준의 탐지가 가능하다.

잠시 뒤 스피커에서 “적의 기습이 발생했습니다”라는 긴박한 경고 멘트가 울려 퍼지자 붉은 연막과 함께 교전 상황이 연출됐다. 그런트는 7.62㎜ 기관총으로 대응 사격에 나섰고, 타이곤은 위험지역으로 돌진해 12.7㎜ 중기관총으로 화력을 지원했다. 현장에선 실제 전장을 연상시키는 효과음이 울려 퍼졌다.

12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겐차 야외전술훈련장에서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성능시연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런트(앞)와 타이곤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교전 중 부상자가 발생하자 병사들이 그를 테미스에 탑승시켰다. 테미스는 별도 호위 없이 자율주행 형태로 중간지점까지 이동했다. 사회자는 “무인체계를 활용하면 병력을 다시 위험지역에 투입하지 않고도 부상자를 후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행된 루마니아 육군과의 통합 성능시연에서도 그런트와 테미스는 정찰·감시 임무를 수행하며 병력 보호와 기동 작전 지원 능력을 과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박병호 지상무기체계 4사업단장은 “이번 행사는 국내에서 개발된 군용 무인차량이 유럽 현지에서 처음으로 실제 성능 시연을 실시한 사례”라면서 “NATO와 유럽 고객들이 요구하는 차세대 지상전 운용 개념을 제시한 것은 물론 국내 군이 추진 중인 다목적 무인체계 발전 방향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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