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강원도 동해시, 백두대간 자락에 에메랄드빛 호수가 신비로운 빛을 내뿜는다. 거친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싼 이곳은 불과 몇 년 전까지 석회석을 캐내던 채석장이었다. 40년 넘게 원석을 파내며 속살을 드러냈던 땅이 이제는 라벤더 향기 가득한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깎아지른 절벽과 깊은 호수가 어우러진 이곳에, 이번 달 말 허공을 가로지르는 새로운 다리가 생겨나며 또 다른 볼거리를 예고한다.
채석장에서 관광 거점으로… 무릉별유천지의 재탄생
무릉별유천지는 과거 쌍용 C&E가 석회석을 캐내던 무릉 3지구 채광지를 되살린 공간이다. 1978년부터 2017년까지 수십 년 동안 원석을 파내던 거친 현장이 2021년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거대한 암벽과 에메랄드빛 호수는 사람이 일부러 꾸며 만든 결과가 아니라, 오랜 채굴 과정이 남긴 흔적이라 더 눈길을 끈다.
석회암 암벽이 빛의 각도에 따라 빛깔을 바꾸고, 그 아래 고인 맑은 물이 남다른 풍경을 완성한다. 지질학적 시간이 빚어낸 듯한 웅장한 광경은 이곳만의 고유한 멋을 자아내며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버려졌던 산업 유산이 자연과 만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셈이다. 깎아지른 수직 절벽은 예전의 고단했던 노동의 역사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제는 사람들에게 휴식을 주는 병풍이 되었다.
65m 절벽 위를 걷는 '하늘바람 다리'
이번 5월 말에는 이곳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하늘바람 다리'가 새로 문을 연다. 라벤더 정류장과 호수 보라 정원을 잇는 이 다리는 65미터 길이의 케이블 다리로 지어졌다. 65미터 높이의 아찔한 절벽 위 허공에서 에메랄드빛 호수와 암벽을 수직으로 내려다보는 경험은 이곳을 즐기는 방식을 완전히 바꾼다.
기존 산책로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며, 마치 공중을 걷는 듯한 짜릿한 기분까지 맛보게 한다. 다리 위에서 불어오는 고지대 바람과 주변 라벤더 향이 어우러져 오감을 자극한다. 다만 날씨가 좋지 않거나 바람이 거세게 불 때는 안전을 위해 통행이 금지될 수 있으니 방문 전 날씨를 미리 살피는 습관이 중요하다. 공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이 다리는 새로운 동선을 만들어내며 관광객들에게 시선의 변화를 선사한다.
보랏빛 라벤더와 즐거움이 가득한 축제
6월이 오면 무릉별유천지는 보랏빛 라벤더로 가득 물든다. 매년 열리는 라벤더 축제는 이곳의 초여름을 알리는 대표 행사가 되었다. 새로 생긴 하늘바람 다리를 건너며 드넓게 펼쳐진 라벤더 밭과 호수를 한꺼번에 감상하는 새로운 산책 경로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꽃향기와 호수의 푸른빛이 만나는 광경은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긴다.
축제 기간 외에도 스카이 글라이더나 루지, 집라인 같은 체험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역동적인 활동을 즐기기에도 좋다. 산자락을 시원하게 가르는 액티비티는 웅장한 자연을 더 가까이서 만나는 방법이 된다. 라벤더 정원에서 사진을 남기고 하늘바람 다리를 건너며 풍경을 감상한 뒤, 체험 시설까지 이용하면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다. 보랏빛 꽃물결이 일렁이는 광장에서 보내는 시간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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