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을 위해 마련한 사후조정마저 최종 결렬되면서 '노사 갈등'이라는 내부 악재가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일률적 성과급 산정 방식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중인 해외 빅테크 기업들의 노사 관계와 보상 체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마지막 회의에서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두고 평행선을 달린 끝에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노조 측은 오는 21일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시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해외 빅테크 기업들의 노사 사정은 기업별로 상이한 양상을 보인다. 특히 인공지능(AI) 패권 경쟁 가속화로 인해 고용 안정과 기술 변화에 따라 직원 개인별 성과와 회사의 성장과 주가 등 고려한 성과급 체계를 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TSMC는 1987년 창업부터 무노조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창업자인 모리스 창은 "노조가 생기면 단기적으로 임금이 소폭 상승하고 근무 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회사와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신 TSMC는 성과를 기반으로 보상 한다는 성과주의 대원칙을 앞세운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기업들처럼 노사 합의로 보상 규모를 일방적으로 산정하지 않는다. TSMC는 매년 이사회를 통해 당기 결산한 회사 실적을 바탕으로 성과급 재원을 책정한다. 이익을 내부 임직원들과 어떻게, 얼마나 배분해야할지 이사회 판단에 따르는 셈이다.
이에 따라 TSMC는 지난해 약 1조7200대만달러(80조4000억원)의 이익을 거두자 성과급으로 2061억대만달러(8조6800억원)를 산정한 바 있다. 이를 직원 수로 산술적으로 나누면 1인당 평균 264만대만달러(1억1100만원)를 보상받았다.
인텔 역시 60년 가까이 무노조 경영 기조를 유지 중이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노조 활동을 보장하고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라는 미 정부의 압박 속에서도 경영 철학을 고수했다. 마이크론 역시 일부 사업장에서만 제한적으로 노조가 활동한다. 이를 두고 미 블룸버그는 "미국 반도체 산업에서 드문 사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메타의 경우 기본급을 바탕으로 직급, 개인 성과, 회사 전체 성과 계수를 종합적으로 산출해 성과급을 책정한다. 구체적인 가중치는 이사회가 목표 달성률 등을 평가해 최종 결정하는 구조다. 이는 이익공유형(PS) 방식에 비해 개인별 기여도에 따른 차등 보상 성격이 짙다. 구글 역시 개인의 역량과 소속 팀의 기여도, 법인 전체의 실적을 연동해 성과급 산정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업황에 따라 기업 실적이 크게 달라지는 반도체 업계 특성상 고정비는 경영 부담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며 "현금 보상에만 치중하기 보다 자본과 노동 기여에 맞춘 다각적 보상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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