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5월 12일 13시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상장 리츠 시장이 단순한 외형 확장을 넘어 주주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내실 경영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과거 주가를 짓눌렀던 무분별한 유상증자 기조에서 벗어나, 금리 하락기를 활용한 영리한 차입 전략과 자산 선순환을 통해 성장하는 배당주로 재평가받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 리츠의 가중평균 조달금리는 올해 3.8~3.9%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2024년 4.1%로 고점을 찍었던 조달금리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조달금리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배당 여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리츠 업계에선 과거와 같은 무분별한 유상증자를 지양하고 조달 비용 절감을 통해 주당배당금(DPS)을 늘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SK리츠는 지난해 11월 SK-P타워 편입 당시 추가 유상증자 없이 보유 현금과 전자단기사채, 담보 대출만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며 운용자산(AUM) 5조원대를 달성했다.
특히 업계 유일의 정기 자산재평가 도입으로 LTV를 58.9%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이자 비용을 절감해 지난해 말 자본전입(이익 초과 배당)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배당 상승기에 진입했다.
인프라펀드 시장에는 정책적 호재가 가세하며 강력한 성장 모멘텀이 마련됐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개정으로 공모인프라펀드의 차입 한도가 자본금의 100%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잦은 유상증자 없이도 레버리지를 활용한 대규모 신규 투자가 가능한 구조적 환경이 조성됐다.
일례로 KB발해인프라는 정책 수혜의 중심에서 외형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민투법 개정에 따라 차입 여력이 기존 대비 약 6000억원 증가해 유상증자 리스크를 실질적으로 차단했다는 평가다.
특히 3%대 저리로 재원을 조달해 6~10% 수익률을 내는 대출 자산에 투자하는 비즈니스 구조상, 투자금이 늘어날수록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배당 수익도 커지는 선순환 체계를 확립했다.
성숙기에 접어든 자산을 매각해 매각 차익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Capital Recycling(자산 선순환) 전략도 리츠를 성장주로 변모시키는 핵심 요소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나인트리동대문 매각을 통해 약 270억원의 처분이익을 시현, 특별 배당을 예고했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 역시 주유소 매각 및 용도 전환을 통해 올해 배당수익률이 8.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한 시기에 가장 확실한 것은 현금흐름"이라며 "차입구조 다변화와 민투법 개정 등으로 리츠와 인프라펀드가 수동적인 준채권형 상품에서 벗어나 성장주로 인식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낮고 배당 일관성이 입증된 SK리츠, 한화리츠, KB발해인프라 등을 시장의 톱픽으로 꼽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리츠 시장에서 유상증자가 완전히 배제되기보다는, 주주 소통을 강화하며 조달 수단을 다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리츠는 이익의 90% 이상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구조적 특성상 내부 유보금이 적어, 신규 자산 편입을 통한 성장을 위해서는 유상증자가 필수적인 도구인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과거와 같은 기습적이고 과도한 증자는 주주들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는 주주들의 요구를 반영해 증자의 속도를 조절하거나, 유상증자와 회사채, 자산 매각 등을 적절히 섞는 '블렌딩(Blending)' 전략을 통해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리츠가 시장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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