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연내 대책 수립을 목표로 연구용역에 착수했지만, 의료계에서는 비만을 단순 생활습관의 문제가 아닌 ‘질병’으로 규정하고 국가 차원의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2018년 관계부처 합동으로 비만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해 4대 전략과 36개 과제를 추진했다. 당시 정부는 2022년 비만율 전망치(41.1%)를 2016년 수준인 34.8%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결과적으로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실제 질병관리청의 ‘2024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22년 19세 이상 성인 비만 유병률(표준화)은 37.2%, 2024년 38.1%까지 상승했다. 비만이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으로 이어지는 핵심 위험요인이라는 점에서 정책 공백이 국민 건강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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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3월 말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P2030·2021~2030년)을 보완한 제6차 계획(2026~2030년)을 발표했다. 제6차 계획에는 과거 비만관리 종합대책에 포함됐던 소아비만 예방·관리 체계 구축, 건강생활 실천 확대, 건강관리 인센티브제 운영 등의 내용이 담겼다. 다만 이전 비만관리 종합대책처럼 비만을 독립 의제로 다루는 범정부 차원의 통합 로드맵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지점은 빠르게 높아지는 소아·청소년 비만율이다. 성인 비만율이 30% 후반대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소아·청소년 비만율 자체는 아직 낮지만 증가 속도는 훨씬 가파르다. 교육부 학생건강검사에 따르면 2024년 초등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생 비만율은 29.3%로 2018년(25%) 대비 4.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성인 비만율 증가폭(2.9%포인트)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 비만을 제때 관리하지 못할 경우 성인기 당뇨병·고혈압·지방간 등 만성질환 발병 시기가 빨라지고, 의료비와 노동손실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비만 아동·청소년 상당수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조기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의료계는 비만을 독립된 질환으로 인정해야 정책 우선순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경곤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고위험군과 예방 대상군을 구분해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연내 종합대책 마련을 목표로 한다”면서도 “질환 인정 여부는 인식 차 등을 고려해 병적 비만 대응 중심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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