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들 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긴장…마스크 찾는 이들도
프랑스 총리 "인접국과 보건 협력 강화"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발생한 크루즈선에 타고 있던 프랑스 승객이 확진됐다는 소식에 프랑스 내에서 코로나19 팬데믹 때와 유사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한타바이러스는 코로나19보다 인체 간 전파력이 낮지만 치사율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프랑스 남부에 근무하는 약사 시릴 콜롱바니씨는 11일 나이 지긋한 손님들로부터 "또다시 봉쇄 조처가 내려질 것 같냐"는 우려 섞인 질문을 받았다. 프랑스는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전 국민의 집 밖 이동을 금지하는 봉쇄 조치를 내렸다.
얼마 전 대서양의 한 크루즈선에서 한타바이러스가 집단 발병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만 해도 프랑스에서는 남의 일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11일 이 선박을 떠나 프랑스로 돌아온 승객 5명이 격리 조처됐고 그중 한 명이 확진됐다는 정부 발표에 한타바이러스는 사람들의 주요 우려 소재로 떠올랐다.
파리에 사는 50대 레티시아씨는 "모든 게 코로나를 떠올리게 한다. 격리된 병실 안의 밀접 접촉자, 국제적 대응 체계, 안심시키는 말들, 그리고 오늘 아침 더 경각심을 일깨우는 말들까지"라며 "당장은 괜찮지만, 앞으로 며칠 동안 어떻게 될지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타바이러스 앞에서 너무 공포에 떨 필요는 없다는 시민도 있다.
61세의 파트리스씨는 "몇 건의 확진 사례 때문에 당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76세의 클레어씨도 감염 위험 때문에 "지하철 타는 걸 그만두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레어씨는 상황이 2020년 코로나19 때와는 다르다고 믿는다. 그는 "여긴 중국이 아니다. 정부는 거짓말하지 않고 바이러스 관리를 잘 해내고 있다"고 믿음을 보였다.
그러나 사람들의 불안은 이미 그들의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날 아침 파리 15구의 한 대형 약국에서는 50개들이 수술용 마스크 3상자와 고성능 비말 차단 마스크(FFP2) 50개가 팔렸다. 이 약국의 점장은 "평소엔 2주에 한 번 팔린다"며 놀라워했다.
인근의 또 다른 약국을 찾은 손님도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느냐"며 대비에 나섰다.
프랑스 정부는 크루즈선에서 프랑스 승객 5명이 돌아오고 한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자 전날부터 강화된 방역 조처를 하고 있다.
당국은 이들을 모두 병원에 격리수용한 뒤 상태를 지켜보고 있으며, 앞서 다른 외국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22명도 추적해 최대 42일(감염부터 증상발현까지의 잠복기)의 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프랑스 정부는 한타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이웃 국가들과의 보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12일 엑스(X·옛 트위터)에 "각 부처 장관에게 인접 국가들과 협력을 즉시 강화하고, 유럽연합(EU) 및 솅겐 지역 내에서 시행 중인 보건 프로토콜 간의 긴밀한 조율을 추진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르코르뉘 총리는 이어 "잠재적 감염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선 정보, 결정 사항 및 경험담을 신속히 공유해야 한다"며 "보건 장관은 이미 크루즈선 승객들을 수용한 여러 유럽 국가와 소통해 대응을 조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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