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이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가담한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을 처벌하기 위한 특별군사재판소 설립을 법제화했다고 현지 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는 전날 밤 의원 총회를 열고 특별재판소 설립 법안을 압도적인 지지로 가결 처리했다.
120명의 의원 가운데 93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표는 단 한 표도 없었다.
이스라엘 의회가 설립을 승인한 특별재판소에서는 가자전쟁을 촉발한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 혹은 이후 체포돼 구금 중인 가담자 전원과 가자지구 내 인질 억류 및 학대 혐의를 받는 용의자들이다.
현지 언론은 400여 명이 재판정에 설 것으로 보고 있다.
예루살렘에 설치될 이 재판소는 집단학살방지법, 형법, 대 테러법 등 관련 법을 포괄적으로 적용할 권한을 가진다. 재판 과정은 공개되며 일부는 생중계될 예정이다.
특히 집단학살방지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인정된 피고인에 대해서는 사형 선고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이번 특별재판소 설립으로 1962년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에 이어 60여 년 만에 이스라엘에서 사형 집행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
또 당시 공격 관련 혐의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은 향후 포로 교환 협상 대상에도 포함될 수 없다는 조항도 새 법에 들어 있다.
이스라엘 정치권은 이번 입법을 정의 구현이라며 반겼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심차 로트만 의원은 "국가 역사상 최악의 학살을 저지른 테러리스트들을 심판하기 위한 역사적 틀"이라고 평가했다.
야권의 율리아 말리노프스키 의원도 "현대판 나치에 대한 재판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이 법을 바친다"고 말했다.
반면, 인권 단체와 하마스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문 반대 공공위원회(PCATI)의 사리 바시 사무총장은 "유가족들은 복수가 아닌 정의를 원한다"며 "고문에 의한 자백을 바탕으로 한 보여주기식 재판과 대규모 사형 집행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주도한 하마스 역시 비판에 나섰다.
하마스 정치국의 바셈 나임은 "이 인종차별적 법안은 점령국의 전쟁 범죄 기록에 추가될 새로운 범죄일 뿐"이라며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했다.
하마스는 지난 2023년 10월 7일 수천 명의 대원들을 국경 넘어 이스라엘 남부에 침투시켜 살인, 약탈 등을 자행했다. 그 결과 1천221명이 죽고 251명이 인질로 잡혀갔다.
이스라엘은 즉각 전쟁을 선포하고 가자지구를 초토화했다. 이 과정에서 7만2천여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하마스 측은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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