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에서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장모(24) 씨가 범행 3일 전 식당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외국인 여성을 성폭행하고 1년 넘게 스토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찰은 두 사건의 연관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 모 씨(24) / 뉴스1
12일 경찰에 따르면 장 씨는 지난 3일 새벽 2시쯤 광주에 거주하던 베트남 국적 여성 A씨(20대)의 집을 찾아가 목을 조르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광주의 한 식당에서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다 알게 된 사이로, 장 씨는 이후 1년 넘게 A씨를 스토킹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장 씨는 이사를 준비 중이던 A씨에게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지 말라",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밝히라"며 협박성 발언을 반복했다. 같은 날 낮 A씨가 직장에 간다며 집을 빠져나오자 장 씨는 잠시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오후 7시 50분쯤 A씨는 주거지 인근을 다시 배회하는 장 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장 씨는 이미 인근 점포에서 흉기 2자루를 구입해 소지하고 있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장 씨는 현장에서 사라진 뒤였다. 경찰은 A씨로부터 장 씨의 전화번호를 받아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고, 별다른 범죄 특이점을 확인하지 못한 채 현장 종결 처리했다. A씨는 당시 성범죄 피해 사실은 신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장 씨가 다시 나타날 것을 두려워해 즉시 짐을 싸서 경북 칠곡에 있는 친척집으로 피신했다. 이튿날인 4일에는 칠곡경찰서를 찾아 장 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3일 새벽 자신의 거주지에서 장 씨에게 목졸림과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칠곡경찰서는 6일 이 사건을 광주경찰청으로 이첩했다.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지 하루 만인 5일 오전 0시 11분쯤, 장 씨는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 인근 도로에서 귀가하던 고교 2학년생 B(17)양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비명 소리를 듣고 달려온 고교생 C(17)군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
광주 광산구 월계동 남부대 인근 인도에 흉기피습으로 사망한 10대 여학생을 추모하는 리본이 달려있는 모습 / 뉴스1
경찰은 A씨에 대한 스토킹·성폭행과 여고생 살인 사건 사이의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 씨가 A씨에 대한 보복 범죄를 계획했다가 불특정 제3자로 범행 대상을 바꾼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A씨를 향한 분노와 적개심이 무고한 피해자에게 투사됐을 가능성에도 무게가 쏠리고 있다. 경찰은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 적용할지 여부도 검토 중이다.
장 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사는 게 재미없어 자살을 고민하다 범행했다"며 계획 범죄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경찰이 실시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결과, 장 씨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진단 기준에는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경찰청은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장 씨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오는 14일 오전 9시부터 6월 12일까지 30일간 신상이 공개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11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번 사건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찰청에 "철저한 수사와 함께 범죄 취약 시간대와 장소에 대한 순찰을 강화해 달라"며 "학생 통학로에 대한 주야간 안전 진단과 방범시설 보강 등 청소년들이 불특정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특단의 안전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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