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 당선자 300명 가운데 20대는 단 한 명도 없으며, 40세 미만은 14명(4.7%)에 불과하다. 광역·기초단체장 역시 청년 당선자는 전무하다. 5060세대 중심의 정치 구조 속에서 청년의 정치 참여는 여전히 ‘이변’이나 ‘전략적 소모품’으로 취급되는 것이 한국 정치의 현실이다.
투데이신문의 릴레이 인터뷰 <젊치인이 꿈입니다만> 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넘어, 자기 언어로 정치에 도전하는 청년 출마자들의 목소리를 담는다. 정치 입문의 계기부터 현장에서 마주한 장벽까지를 당사자의 시선으로 짚으며, 정치를 삶의 무기로 선택한 이들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젊치인이>
【투데이신문 김재현 인턴기자】스무 살의 나이로 인천 연수구 나선거구 구의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변재민 예비후보는 앳된 얼굴과 달리 이른 나이부터 차곡차곡 자신만의 이력을 쌓아왔다. 고등학교 총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며 직접 학교 내 정책을 설계, 실행했고 인천광역시교육청 학생참여위원회 위원장으로서는 교통 관련 정책을 제안해 실제 채택까지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그 과정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결정권이 없으면 현실을 바꾸기 어렵다는 한계를 실감해 “과연 50~60대 중심의 정치권이 청년과 청소년 세대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의식도 점점 켜져갔다.
이처럼 제안하는 사람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결정하는 자리에 서기 위해 변 후보는 출마를 선택했다. 그는 연수구 원도심의 교육 격차와 다문화 갈등, 교통 인프라 부족 등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문제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고, 가장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은 결국 그 지역에서 살아온 청년이라고 강조했다.
아쉽게도 이번 후보 경선에서는 고배를 마셨지만 그는 이번 경험을 큰 정치의 출발선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투데이신문은 변 후보를 만나 출마 배경과 연수구에서 해결하고자 했던 과제, 그리고 경선 이후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Q.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연수구의 변화를 준비하는 변재민이다.
고교 시절 강남영상미디어고 총학생회장을 비롯해 인천광역시교육청 학생참여위원장 등 다양한 청소년 교육 관련 역할을 맡아 활동해왔다. 단순한 참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을 제안하고 반영시키는 경험을 쌓아왔으며, 지역에서는 주민참여예산위원과 시의회 의정기자단, 국민의힘 인천시당 청소년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행정과 의회를 가까이에서 지켜봐 왔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 주민들이 원하는 마을, 더 젊은 연수구”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자연스럽게 갖게 됐고, 말로만 문제를 지적하기보다 직접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번 선거에 도전하게 됐다.
Q. 남다른 고등학교 시절 활동을 보냈는데. 보다 자세히 이야기해 달라.
고등학교 시절 연수구에 사는 친구들과 함께 주말마다 플로깅(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봉사활동)을 하거나 지역 가로수 상태를 점검하는 봉사단체를 만들어 활동했다. 그렇게 매주 연수구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 보니 지역의 불편한 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또 어르신들과 또래 청소년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문제들을 정책이나 조례 형태로 제안해 실제로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
학생회장 도전 역시 그런 경험의 연장선에 있었다. 당시에는 전임 학생회가 형식적인 역할에 머무른다는 인상을 받았고, 보다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학생회장이 되고 싶었다. 동시에 또래 친구들에게도 “학생회 역시 학교를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실제로 16개의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고, 공약도 모두 이행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예산위원회를 만든 일이다. 주민참여예산위원회에서 착안했는데 예산은 실제 수혜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집행돼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예산위원회를 만들어 예산 사용 계획이나 제안서를 함께 검토할 수 있도록 했고, 학교 안에서도 학생 참여 기반의 예산 시스템을 운영하려 노력했다.
Q.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단순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 “왜 우리가 겪는 불편은 바뀌지 않을까”라는 질문이었다. 학생으로서, 또 청년으로서 직접 정책을 제안해보니 느낀 건 하나였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그것을 결정하는 자리에 없으면 결국 한계가 있다는 점이었다.
또 기성 정치 세대로 인해 청년들이 피해를 보는 현실을 체감하면서, 과연 50·60대 의원들이 청년·청소년 세대의 이야기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그런 고민 끝에 직접 정치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이제는 제안하는 사람이 아니라, 주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해결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Q. 연수구에서 가장 시급하게 보는 문제는 무엇인가.
가장 큰 문제는 원주민과 이주민의 갈등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중앙아시아계 이주민이 급격히 늘어났는데, 실제로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한국어보다 러시아어가 더 많이 들릴 정도로 변화 속도가 빠르다. 자연스럽게 이주민 학생들도 많아졌고, 일부 원주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수업 진도가 느려지거나 학교폭력 문제가 생긴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제 통계자료나 현장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한국 학생들이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차별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솔직하게 여쭤보면 “다문화 가정이 그냥 싫다”는 식의 반응도 적지 않았다. 결국 서로에 대한 오해와 거리감이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문제는 외면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결국 같은 동네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웃인 만큼, 구청 차원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공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Q.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가.
현재 팽배한 갈등과 차별은 서로 교류할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측면도 크다고 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이나 주민센터 차원에서 원주민 가정과 다문화 가정을 연결하는 멘토링 사업을 추진해보고 싶다.
원주민 가정이 시장을 갈 때 사용하는 일상 언어를 다문화 가정에 알려주고 다문화 가정은 그 나라의 문화를 나눠주는 문화 교류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다. 크지 않은 사업이지만 이것부터 차츰차츰 접점을 만들어가면 다 같이 공존할 수 있는 지역이 될 것이다.
Q. 이외에 연수구에서 시급하다고 보는 현안은 무엇인가.
가장 크게 체감하는 문제는 원도심과 송도 간의 격차다. 교육뿐 아니라 경제와 생활 인프라 전반에서 격차가 심각하다. 연수구 차원의 지원 속에서 송도는 빠르게 성장해왔지만, 상대적으로 원도심 주민들은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교통 문제도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현재 마을버스 배차 간격이 20~30분을 넘는 경우가 많고, 저상버스는 사실상 운영되지 않고 있다. 정류장 표지판조차 없는 곳도 있어 새로 전입 온 주민들이 혼란을 겪기도 한다. 특히 언덕 지역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이나 유아차를 끄는 주민들은 정작 마을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구조다. 해외에서는 이미 좁은 골목길도 운행할 수 있는 소형 저상버스가 도입되고 있는데, 연수구 역시 이런 부분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문화 가정 문제 역시 중요한 현안이라고 생각한다. 중앙아시아계 이주민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언어와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 갈등도 함께 커지고 있다. 단순히 배척하거나 외면할 문제가 아니라, 결국 같은 연수구 안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주민들인 만큼 서로를 이해하고 공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Q. 주민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실제 정책과 조례에 반영되기 위해 필요하다고 보는 변화는 무엇인가.
주민·행정·의회와의 협력을 통한 단계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그동안 활동해오며 느낀 것도 결국 현장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때 정책의 실효성이 높아진다는 점이었다.
또 조례를 만드는 과정 자체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실제로 구의회에서 조례를 논의하면서도 회의 하루 전 간담회를 열고 “다음에 반영하겠다”는 식으로 형식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미 안이 대부분 정해진 상태에서 의견만 듣는 것은 사실상 요식행위에 가깝다고 느꼈다. 이제는 정책 당사자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낼 수 있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Q. 기존 정치인들과 비교했을 때 본인만 강점과 차별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강점은 ‘실행 경험’이다. 많은 정치인들이 공약을 이야기하지만, 저는 실제로 정책을 제안하고 이를 현실에서 바꿔본 경험이 있다. 보여주기식 정치가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문제를 해결해왔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본다.
체력과 현장성도 자신 있는 부분이다. 새벽부터 하루 종일 선거운동을 하고 다음 날 새벽에 귀가하는 일정도 잘 소화해냈다. 사무실 안에만 머무는 사람이 아니라 계속 현장에서 구민들을 직접 만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주민들이 찾아오기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찾아가겠다.
교육 분야 역시 강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가장 최근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세대로서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실제로 어떤 불편을 겪는지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해왔다. 그런 만큼 50~60대 후보들보다 지금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더 생생하고 세밀하게 포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이번 선거에서 해당 지역구 최연소 예비후보로 주목받았다. 청년 정치의 필요성을 어떻게 보고 있나.
청년 정치인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지금의 정책 대부분은 기성세대 중심으로 설계돼 있고 청년의 현실과 괴리가 있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젊다’는 상징성을 넘어, 실제로 청년의 삶을 살아온 사람만이 만들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이 있다고 본다.
실제로 이번 지역구 후보들 가운데 저보다 바로 위 연령대가 40대 중반이고, 나머지 후보들은 대부분 60대 이상이었다. ‘최연소 후보’라는 수식어 자체가 지금 지방정치의 현실을 보여준다. 기존 정치권 안에서 익숙한 인물들끼리 자리를 나눠 갖는 구조로는 지금을 살아가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기 어렵다. 세대 간 균형을 맞추고 미래를 준비하는 정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청년 정치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Q. 청년들의 투표 및 정치 참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오늘날 청년들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투표를 통해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반복되는 정당 간 갈등이나 청년을 위한 정책 부족 속에서 그런 기대를 갖기 어려워진 것이다. 또 SNS나 인터넷을 통해 음모론이나 가짜뉴스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정치 자체에 대한 피로감과 반감이 커지는 경우도 있다.
앞서 말했듯 기성세대 중심으로 설계된 대부분의 정책들은 청년의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 청년의 문제는 청년이 잘 알 것이다. 청년의 삶을 살아왔고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현실적인 목소리를 내고 정책을 만들 수 있는 건 청년이다.
그렇기에 청년들은 더 목소리를 내야 한다. 특히 지방선거는 주민들의 생활과 가장 가까운 변화를 만드는 선거인 만큼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조례가 법에 비해 가볍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교통, 교육, 복지처럼 우리 삶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 만큼 단순히 정당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후보가 지역을 위해 어떤 비전과 계획을 갖고 있는지를 보고 투표해주셨으면 좋겠다.
Q. 경선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결과를 받아든 현재의 심경과 이번 도전이 본인에게 남긴 의미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했고, 연수구의 변화를 위해 진심을 다해 뛰어왔기에 아쉬움이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도전은 단순히 ‘당락’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정치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주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그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임을 느꼈다. 선거운동을 하며 정말 많은 주민분들을 만났고 청년과 학생, 소상공인, 어르신들까지 각자의 어려움과 기대를 들을 수 있었다. 그 과정 자체가 큰 공부이자 성장의 시간이었다.
물론 젊다는 이유만으로 가능성을 의심받는 순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많은 주민들께서 “젊은 정치가 필요하다”, “끝까지 도전해달라”는 응원을 보내주셨고, 그 말들이 앞으로도 정치를 계속해야겠다는 이유가 됐다. 이번 경선은 끝이 아니라 더 큰 책임감과 더 단단한 준비를 위한 또 다른 시작이다.
Q. 이번 경선 과정에서 제시한 공약들을 스스로 평가하다면.
이번 경선에서는 청소년·청년 정책과 생활밀착형 공약에 집중했다. 교통 문제나 교육환경 개선, 주민 참여 확대처럼 주민들이 실제 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들을 중심으로 제안했고, 그 방향성 자체는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정책의 필요성과 진정성을 전달하는 것만큼이나, 이를 어떤 방식으로 실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중요하다는 점을 느꼈다. 특히 재원 마련이나 행정 절차 같은 실행 과정에 대해 더 세밀하게 설명했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결국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실현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하면 주민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가기 어렵다는 점을 배웠다.
그렇기에 앞으로는 현장 활동을 더 확대하면서 정책 완성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선거 기간에만 공약을 발표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민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실제 행정과 연결될 수 있는 정책 모델을 만들어가고 싶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 세대의 목소리가 지역 정치 안에서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계속 역할을 이어가겠다.
Q. 마지막으로 정치권 선배들과 유권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치권 선배들께는 청년 정치인을 ‘경험이 부족한 세대’로만 보지 말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 수 있는 동료로 바라봐 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다. 지금 지역사회와 정치권에는 새로운 시각과 세대의 목소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유권자 여러분께는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많은 분들께서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응원해 주셨다. 그 기대와 응원을 절대 가볍게 생각하지 않겠다.
이번 경선 결과와 관계없이 저는 계속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하겠다. 더 낮은 자세로 배우고, 더 가까이에서 듣고, 결국에는 지역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책임감 있는 정치인으로 성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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