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핵잠수함 최종 관문, 국가 역량 총동원한 영업타깃 1순위 키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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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핵잠수함 최종 관문, 국가 역량 총동원한 영업타깃 1순위 키맨들

르데스크 2026-05-12 17:03: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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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정부가 국가 안보 전략의 일환으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하 핵잠수함) 건조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핵연료 반입을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승인이 사업 성패의 핵심 열쇠로 부상했다. 지난해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미국으로부터 핵잠수함 건조 승인을 이끌어내긴 했으나 해외로부터 핵잠수함 가동 원료인 우라늄 도입을 위해서는 IAEA와의 전면안전조치협정에 따른 엄격한 심사 문턱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정책 결정과 집행의 실권을 쥔 IAEA 내부 인사들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정밀한 성향 분석과 전략적인 공략이 핵잠수함 보유국 타이틀을 얻기 위한 최종 관문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국 동의에 프랑스 협조까지…李대통령 깜짝 승부수에 K-핵잠수함 현실화 초읽기

 

'핵잠수함'은 원자력 에너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잠수함을 의미한다. 핵잠수함과 다른 잠수함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잠항 능력'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보유 중인 디젤 잠수함은 엔진 구동을 위해선 연료 연소를 위한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한다. 반면 핵잠수함은 연소 과정이 없는 원자로를 원료로 사용해 연료 교체 주기인 약 20년 동안 계속해서 심해에 머물 수 있다. 잠수함은 수면과 가까워질수록 노출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핵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사실상 무제한에 가깝다 보니 위치 노출 가능성 또한 거의 희박한 편이다.

 

핵잠수함은 속도 면에서도 다른 잠수함에 비해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일반적인 잠항 속도만 놓고 보더라도 디젤 잠수함은 5~10노트 수준인 반면 핵추진 잠수함은 20~30노트에 달한다. 디젤 잠수함이 배터리의 힘을 빌려 전기 모터를 돌리는 방식이라면 핵잠수함은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열로 고압 증기를 만들어 대형 터빈을 직접 돌리기 때문에 추진력에 필요한 에너지 양 자체가 다르다. 다만 건조 기술이 복잡하고 국제사회의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에 핵잠수함을 보유한 국가는 그리 많지 않다. 현재 핵잠수함을 보유한 국가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등 6개국에 불과하다.

 

▲ 정부가 국가 안보 전략의 핵심 과제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하 핵잠수함)' 건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핵연료 확보를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승인 여부가 사업 성패를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투입된 미 해군 핵 잠수함(SSN) 그린빌함.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자 휴전 상태를 유지 중인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줄곧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북한의 핵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선 핵잠수함 보유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동시에 핵잠수함 건조를 시도하려고 했으나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지 못해 번번이 무산되고 말았다. 노무현정부 당시에는 동맹국 미국과의 논의 단계조차 이르지 못했고 문재인정부 시절에는 간신히 '논의 검토' 움직임까진 이끌어 내긴 했으나 당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반대로 최종 무산됐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상황이 급반전했다.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잠수함 건조를 직접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공식 승인하면서 핵잠수함 건조 사업이 마침내 현실화됐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핵잠수함을 우리 기술로 건조해 한반도 해역 방어를 전담하면 미군의 전략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나라는 다음 단계인 연료(우라늄)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미 원자력 협정상 자체 우라늄 농축 개발에 제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는 나쁘지 않다. 이미 미국이 원료 제공 의사를 밝혔고 지난달 방한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한국에 핵잠수함용 저농축 우라늄을 공급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K-핵잠수함 최종 관문은 '깐깐한' IAEA, 국가 역량 총동원한 대규모 영업전쟁 서막

 

미국의 건조 승인, 해외 국가로부터의 연료 수급 등 현실적인 문제는 전부 해결이 됐지만 아직까지 한국형 핵잠수함 건조를 위한 최종 관문은 남아 있다. 핵연료 반입을 위해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허가 문턱을 넘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IAEA와 '전면안전조치협정(Full-scope Safeguards Agreement)'을 맺고 있어 국내에 수입되는 모든 원자력 물질과 기술을 반드시 평화적 목적으로만 사용한다는 사실을 투명하게 입증할 의무가 있다. 잠수함용 핵연료 역시 외부에서 들여오거나 군사적 목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IAEA의 엄격한 심사·승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IAEA는 핵 물질의 군사적 사용을 막고 원자폭탄 제조 시도를 차단함으로써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수호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국제기구다. 다만 미국, 영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 이른바 '합법적 핵보유국'인 유엔 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설립 초기부터 강대국의 기득권을 대변하는 기구라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국제사회에서 IAEA의 위상은 절대적이다. 만약 특정 국가가 IAEA의 사찰을 거부할 경우 이는 곧 은밀한 핵무기 개발 시도를 자인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엄청난 후폭풍이 뒤따른다. 한국 역시 IAEA와 관련해 뼈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소규모 우라늄 농축 실험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IAEA의 고강도 사찰을 받는 등의 곤욕을 치른 바 있다.


▲ 지난해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핵잠수함 건조를 위한 한미 간 합의를 이끌어냈으나 가동 원료인 우라늄 도입을 위해서는 IAEA의 엄격한 심사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사진은 지난해 제 69차 IAEA 총회 개회식에서 발표 중인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IAEA 사무총장. [사진=UN]

 

IAEA의 조직 체계는 크게 정책을 결정하는 이사회와 현장 실사를 담당하는 사무국으로 이원화돼있다. 이사회는 35개 회원국을 대표해 핵심 의사결정을 내리고 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사무국은 사무총장과 각 분야 전문성을 갖춘 부국장들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실무와 기술적 검증을 담당한다. 이사회 의장은 매년 35개 회원국의 인사들이 돌아가며 맡으며 현재는 이안 데이비드 그레인즈 빅스 오스트리아 주재 호주 대사가 의장직을 수행 중이다. 무려 40년 넘게 외교 분야에만 몸담아온 빅스 의장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호주의 군비 통제 총괄을 역임한 이력을 지녔다. 또 호주 외교통상부(DFAT)에서 국제 안보, 군비 통제, 남·서아시아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고위직을 역임했다. 빅스 의장은 시드니 대학교에서 문학사 학위를, 호주국립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IAEA 부의장은 오스트리아 주재 모로코 대사 아제딘 파르한과 오스트리아 주재 루마니아 대사 스텔리안 스토이안이 공동 역임 중이다. 파르한 부의장은 모로코 외교부 국제기구국 국장, 제네바 유엔대표부 부대표직을 맡았으며 2001년부터 2016년까지 UN 총회 모로코 대표단 일원으로 활동하며 국제안보·핵안보 분야 외교를 담당했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는 핵테러 대응 국제협의체 활동에 참여하며 핵물질 테러 방지와 국제 공조 체계 구축 논의를 주도했다. 파르한 부의장은 모로코의 경제수도로 불리는 카사블랑카 지역의 하산 2세 카사블랑카 대학에서 현대문학 학사, 국제관계학 석사,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스토이안 부의장은 나토에서 국제안보·핵비확산 분야에 몸담아 온 이력을 지녔다. 유엔 빈 사무국에서 원자력·핵안보 외교를 담당하기도 했다.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 있는 부쿠루레슈티대학에서 국제관계 및 정치학을 전공했다.

 

IAEA의 실무 업무를 총괄하는 사무국 수장은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사무총장이 맡고 있다. 아르헨티나 외교관 출신인 그로시 사무총장은 아르헨티나 외교부에서 핵비확산·국제안보 분야를 주로 다뤘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시에 있는 아르헨티나가톨릭대를 졸업한 그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IAEA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한국과도 나름의 인연을 맺고 있다. 지난 2023년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앞두고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검증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직접 한국을 찾았다. 당시 한국을 찾은 그로시 사무총장은 입국 직후부터 규탄 시위에 가로막혀 공항에 장시간 고립됐다.

 

▲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 및 사무국 멤버.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IAEA 사무국에는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각 전문 분야를 책임지는 6명의 부국장들도 존재한다. 2021년 경영 총괄 직에 발탁된 마가렛 도언 부국장은 IAEA에 합류하기 전 미국 원자력 규제 위원회(NRC) 최고운영책임자(COO)로 근무했다. 도언 부국장은 미국 정부 내 핵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역량을 인정받아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도언 부국장에 대한 학력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핵 과학 총괄을 맡고 있는 나자트 목타르 부국장은 모로크 이븐 토파일 대학에서 20년 넘게 대학 교수를 역임한 인물이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모로코 하산 2세 과학기술아카데미에서 과학기술 국장으로 재직하며 모로코 국가 과학 전략 수립을 담당했다. 캐나다 라발 대학교에서 영양 및 내분비학 박사 학위를, 프랑스 디종 대학교에서 식품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바 있다.

 

기술협력 총괄을 맡고 있는 화류 부국장은 IAEA 임원진 내 유일한 아시아인이다. 중국국립국방기술대 핵물리학과 출신인 그는 IAEA 합류하기 전인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 생태환경부 차관을 역임했다. 또한 중국 내 모든 민간 원자력 인프라의 규제 및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 기관인 국가원자력안전국(NNSA) 국장으로도 활동한 이력을 지녔다. 안전관리 총괄을 맡고 있는 마시모 아파로 부국장은 이탈리아의 유명 핵공학자다. 이탈리아의 국가원자력 에너지 위원회, 유럽우주국 등에서 근무했으며 2023년 6월에는 이탈리아 공화국 공로훈장을 받기도 했다.

 

미하일 추다코프 부국장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약 10년 넘게 핵에너지 총괄을 맡고 있다. 지금의 직책을 맡기 전에는 러시아 로즈너고아톰 원자력 발전소에 몸담았으며 세계원자력 운용자 협회 모스크바 센터장을 맡기도 했다. 핵 안전총괄을 맡고 있는 카린 에르비우 부국장은 프랑스 원자력 안전 및 방사선 보호청 부국장 출신이다. 프랑스 국립 원자력 기술 연구원 출신인 그는 30년 이상 핵 안전 분야에서만 근무한 베테랑이기도 하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가 안보의 핵심 자산인 핵잠수함 건조를 위해 미국과 프랑스로부터 지지를 끌어낸 것은 매우 고무적인 성과다"며 " IAEA는 단순한 기술 검증 기구를 넘어 국제 정치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곳으로 현재 이사회 위원, 경영진 등 핵심 의사결정권자들에 대한 맞춤형 외교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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