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학교의 차기 총장 선출 방식을 두고 학교 법인과 구성원 간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경기대 재학생과 교직원 등 1천200여명(총학생회 추산)은 12일 오후 수원캠퍼스 대운동장에 집결해 학교 법인 경기학원을 향해 "총장 임명제를 즉각 철회하라"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달 13일 이사회가 제12대 총장 선출 방식을 기존 '간선제'에서 '임명제'로 변경하는 규정을 기습적으로 의결하면서 시작됐다. 기존 간선제는 교수, 직원노조, 총학생회, 동문회, 이사회가 고루 참여하는 '총장 후보자 추천위원회'를 통해 후보를 압축하는 등 학내 구성원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구조였다. 다만, 변경된 임명제는 재적 이사들로만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사실상 후보 선출부터 최종 임명까지 전권을 행사하게 된다.
집회에 나선 지태훈 경기대 총학생회장은 "이사회는 대학 구성원과의 사전 협의를 완전히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임명제를 강행했다"며 "이는 대학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이사회의 입맛에 맞는 인물만 지목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학생들은 이번 규정 개정이 과거 비리 문제로 물러났던 구(舊) 재단 세력의 복귀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과거 교비 횡령 등으로 사퇴한 손종국 전 총장의 아들인 손율 이사장이 자신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견제 장치인 구성원 참여권을 박탈한 것 아니냐"는 날카로운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이사회를 제외한 다른 구성원들의 감시 기능이 사라질 경우, 학내 비리 재발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앞서 경기대 교수회와 직원노조 역시 총학생회와 공동성명서를 발표하며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촉구한 바 있다.
경기대 총학생회는 "법인이 임명제 철회를 거부할 경우 총학생회장 사퇴를 비롯해 삭발과 단식 투쟁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히며 7월 신임 총장 선출까지 학내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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