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12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위증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장관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이는 1심의 징역 7년보다 2년 가중된 형량으로, 원심의 유죄 판단은 유지하면서도 형량이 가볍다는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항소를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행위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소방청장에게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협력을 지시한 것”이라며 “물리적으로 비상계엄을 비판하는 언론을 불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험을 가하는 것으로 합법적인 비상계엄에도 허용될 수 없는 위법 행위”라고 판시했다.
이어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국민 안전과 재난 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도 불구하고 언론사 단전·단수에 협력하라는 위법한 지시를 했다”며 “피고인의 범행은 그 죄책과 비난 정도가 매우 무겁다”고 비판했다.
이 전 장관 측은 단전·단수 지시 내용이 담긴 문건을 받지 않았고 소방청장에게 이를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또한 비상계엄이 위법했다거나 윤 전 대통령에게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음을 몰랐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이 사건의 위헌·위법성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며 “내란에 대한 포괄적 인식이 없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전 장관이 지난해 2월 윤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변론에서 위증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소방청장에게 협조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는 발언은 위증으로 봤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이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에게 비상계엄 관련 문건을 전달하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와 허석곤 전 소방청장에게 지시를 전달해 준비 태세를 갖추도록 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비상계엄의 요건을 파악해 대통령을 보좌해야 하는 지위에 있었고, 당시 비상계엄 선포가 위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비상계엄 선포를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거나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로 일관하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단전·단수 지시를 이행할지를 스스로 결정할 지위·권한·시간이 있었음에도 결국 최후의 순간에는 위헌·위법한 지시를 따르겠다고 선택했다”며 “내란 중요임무 종사의 실체적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위증한 행위의 위법성도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 전 장관이 비상계엄을 모의하거나 예비하지 않은 점, 단전·단수를 주도적으로 계획하지 않은 점,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사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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