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플랫폼의 '도덕적 파산'…내부자가 기록한 페이스북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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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플랫폼의 '도덕적 파산'…내부자가 기록한 페이스북의 민낯

연합뉴스 2026-05-12 17:01: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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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 윈윌리엄스 '케어리스 피플' 출간

거대 플랫폼의 '도덕적 파산'…내부자가 기록한 페이스북의 민낯 - 1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세상을 구하고 싶다'는 신념으로 유엔에서 일하던 뉴질랜드 출신의 열정 가득한 20대 여성 외교관. 페이스북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필사적 노력 끝에 조직의 일원이 된다.

그는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의 지근거리에서 공공정책 담당자로 일하며 전용기를 타고 세계 곳곳을 누빈다. 분만대에서까지 노트북을 꺼내야 했을 정도로 처절한 분투가 이어졌지만, 점차 기대는 실망으로 바뀐다.

할리우드 영화 속 사회 초년생의 좌충우돌 직장생활 생존기가 아니다. 책 '케어리스 피플'에 담긴 페이스북 해직자의 기록이다.

2011년 페이스북에 입사해 공공정책 담당 이사로 일하다가 2017년 해고된 세라 윈윌리엄스가 7년간 마크 저커버그와 '2인자'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최고경영진 최측근으로 일한 경험을 생생하게 풀어냈다.

책은 거대 플랫폼을 활용한 정치 개입, 청소년 대상 알고리즘 조작 등 소셜미디어를 둘러싼 윤리적 문제에서부터 노동 착취, 직장 내 괴롭힘, 성추행 등 내부 문제까지 '페이스북의 민낯'을 드러내는 주장을 담았다.

세라가 일한 시기는 페이스북이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지닌 소셜미디어로 성장하던 때였다.

그는 "희망찬 코미디로 시작해, 어둠과 후회로 끝났다"는 한 문장으로 페이스북에서의 7년을 요약한다.

제목 '케어리스 피플'(careless people)은 소설 '위대한 개츠비'에서 인용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묘사가 저자가 말하는 경영진의 모습과 묘하게 중첩된다.

"그들은 사물과 생명들을 마구 짓부수고서는 그들의 돈 속으로, 혹은 그 거대한 무심함 속으로, 아니면 그들을 결속하는 그 무엇 속으로든 슬며시 물러나 버렸다. 그리고 자신들이 벌여놓은 난장판은 다른 사람들이 정리하게 내버려 두었다."

전 직장의 실체를 폭로하는 저자의 이야기 속에는 유머와 슬픔, 분노가 뒤섞여있다. 딱딱한 고발 기록이라기보다는 실감 나는 회고록에 가깝다.

전용기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페이스북 CEO와 각국 정상들과의 만남을 둘러싸고는 어떤 뒷이야기가 있는지 등 내부자들만 알 수 있는 이야기도 흥미를 더한다.

저자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에게 유리한 게시물을 퍼뜨렸다. 미얀마에서는 종교·인종 혐오 게시물이 퍼지도록 방치했고, 결국 집단 학살로 이어졌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거대 시장 중국 진출을 위해서는 중국 정부가 사용자 메시지와 게시물을 검색할 수 있도록 검열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도 그는 주장했다.

또 알고리즘을 통해 감정적으로 취약한 청소년을 겨냥한 광고가 노출되도록 하는 등 사실상 '도덕적 파산'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는 페이스북 같은 막대한 권력을 손에 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책임감을 갖췄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하지만 그들에게는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라고 이야기한다.

경영진은 페이스북이 초래하는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었지만 외면했고, 더 부자가 되는 일 외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더 많은 권력을 움켜질수록, 더 무책임해지는 사람들"이라며 은폐돼온 것들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해직자의 '폭로'에 대해서는 다른 주장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세상을 더 개방적이고 연결된 곳으로 만드는' 사명을 위해 만들었다는 페이스북 같은 거대 플랫폼이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문제 제기는 묵직하다.

저자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2017년 해고됐다. 그는 상사인 조엘 캐플런 글로벌 부문 사장을 성희롱으로 신고한 것에 대한 앙갚음이라고 이 책에서 주장했다.

법적 조치로 저자는 이 책에 대한 언급과 홍보가 금지된 상태라고 출판사는 전했다. 영미판은 지난해 뉴욕타임스 등 주요 매체 선정 베스트셀러와 올해의 책에 포함됐다.

디플롯. 안진환 옮김. 496쪽.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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