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공여의사표시 재판서 "기념품 든 줄"…검찰은 징역 3년 구형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사업자 선정을 대가로 민원인이 건넨 현금 가방을 담당 공무원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기도의원에게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전 도의원은 "가방에 기념품이 있는 줄 알고 열어보지 않아 몰랐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어 재판부 판단이 주목된다.
12일 오후 수원지법 형사14부(윤성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의 뇌물공여의사표시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사는 이 같은 징역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A씨 공범인 B씨에게 징역 3년 및 1천만원 추징을 구형했다.
전 경기도의원인 A씨는 2023년 말 경기도의회 자신의 사무실에서 민원인인 B씨로부터 받은 현금 1천만원이 든 종이가방을 저탄소 벼 논물관리 기술보급 시범사업 담당자인 경기도청 간부 공무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 전 도의원이 B씨로부터 "특정 영농법인이 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범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종이가방을 받은 공무원은 현금을 발견하고 경기도청 감사관실에 신고한 뒤 이를 반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 재판에선 A 전 의원이 종이가방 안에 현금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돈 가방을 받은 공무원 C씨는 지난 달 13일 이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A 전 의원이 사업을 설명해달라며 저를 불렀고, 잘 좀 봐달라고 해서 '제 입장에선 공정하게 선정한다,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말씀드리며 선정 기준도 보여줬다"고 증언했다.
또 "종이봉투를 받았을 때 직감적으로 돈인 걸 알았고, (의원 사무실에서 나와) 열어보니 봉투 안에 현금이 있어서 사진 찍고 감사관실에 신고하고 A 전 의원에게도 전화했는데 '이 건에 대해 돈 돌려주고 없던 걸로 처리하면 어떻겠느냐'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A 전 의원이 현금을 인지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A 전 도의원은 공소사실과 C씨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진행된 피고인신문에서 A 전 도의원은 "B씨를 이 사건 3~4년 전쯤 어느 간담회에서 알게 됐고, 청년 농업 단체 대표로 소개받았다. B씨가 시에서 시범사업 설명을 안 해준다면서 저에게 사업을 알아봐달라고 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B씨가 준 종이가방은 농민단체가 저에게 준 기념품이라고 생각해 열어보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받은 걸 공무원에게 사용하라고 준 것"이라며 "C씨로부터 안에 현금이 있다는 걸 듣고 제가 깜짝 놀라 돌려주게 가져오라고 했더니 C씨가 '의원님은 모른 척하세요.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무 관련해서는 어떤 금품도 받으면 안 되는데, 기념품이든 뭐든 확인했어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재판장 지적에 "제가 가장 잘못한 점이다. 제 불찰"이라고 답했다.
A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다만 제가 작정하고 돈을 준다고 했다면 많은 공무원이 오가는 제 사무실에서 (범행)할 만큼 간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선고재판은 다음 달 4일 오후 1시 40분에 열린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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